[위크앤라이프] 가을 끝자락, 강진에서

작성 : 2019-11-14 05:06:33

【 앵커멘트 】
금빛으로 물든 수많은 갈대가 장관을 이뤘습니다.

이곳은 탐진강 하구와 강진천이 만나는 곳인 강진만 생태공원입니다.

1,13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사는 자연의 보고이기도 한데요.

20만 평에 이르는 갈대밭, 그리고 겨울보다 앞서 찾아오는 철새 '고니'가 강진만의 풍경을 완성시켰습니다.

▶ 인터뷰 : 김승욱 / 경상남도 김해시
- "처음 왔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 같습니다. 특히 자연 모습 그대로 사람과 철새들이 어우러져서 하나의 그림 같습니다."

갈대숲을 가로지르며 산책하다 보면 갈대들이 부딪혀 내는 사각거리는 소리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잠시 여유를 갖고 사색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 인터뷰 : 이강범 / 광주광역시 남구
- "오리나 다른 생물들로 생태계 조성도 되게 잘 돼 있고 특히 갈대가 보기도 좋고 바람도 부니까 갈대 소리도 너무 좋아서 한 번쯤은 꼭 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대 풍경에 가을 향기를 느꼈다면, 이번엔 시의 향기를 머금은 곳으로 가볼까요?

낡은 초가집과 넓은 마당의 붉은 단풍나무가 예스러워 보이는데요.

이곳은 영랑 김윤식 시인이 1903년에 태어나 45년 동안 살았던 집입니다.

본채에 들어서면 샘과 장독대, 동백나무 등, 시의 소재가 됐던 소소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본채를 지나 사랑채로 향하면 시인이 집필의 열정을 불태웠던 공간이 나오는데요.

등불에 기대 수십 편의 시를 써 내려갔을 시인을 떠올리면, 낡은 초가집에 색채가 더해지는 듯합니다.

이번엔 영랑 생가와 나란히 자리한 '시문학파기념관'으로 발길을 옮겨보겠습니다.

1930년, 영랑 김윤식 시인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절친했던 용아 박용철 시인과 함께 '시문학파' 동인회를 만들었는데요.

'시문학파'는 일제 시대에 유행했던 카프 문학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나라 순수 문학의 뿌리를 지킨 문학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김윤식 시인 외 동인 8명의 육필 원고와 저서, 일기장 등을 엿볼 수 있는데요.

낡고 해진 종이 위로 당대의 고민과 정서가 담긴 시들은 여전히 생기를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요즘, 가을을 떠나보내기 아쉬우신가요?

그렇다면 이번 주말엔 강진에서 늦가을 정취와 시의 향기 한껏 느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위크앤라이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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