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캠퍼스 한복판에서 무림을 펼치는 고수.
부드러운 손동작과 발끝에서 내공이 느껴지는 이 태극권 고수는 바로 전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오만종 교수다.
벌써 26년째 하루 2시간씩 수련을 빼놓지 않고 한다는데, 그는 태극권 불모지에서 어떻게 태극권을 시작하게 됐을까?
▶ 오만종 / 전남대 교수·태극권 고수
"건강을 위해서 중국에서 유학하던 중 배우게 됐는데 점심 먹고 산책하다가 어느 한국 스님이 한국인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치는 것을 보고 제가 거기에서 기웃거리다가 인연이 되어서 배우기 시작했죠."
중국에서 탄생한 태극권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크게 진과와 양가로 나뉜다.
'뜻을 쓰고 힘을 쓰지 않는다'는 양가는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진가는 '강함과 부드러움이 하나가 된다'해 강함이 돋보인다.
태극권은 언뜻 보기에 유려하게 흘러가, 쉬워 보이지만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취재진이 직접 체험해 봤는데, 결코 만만치 않은 운동이었다.
특히 태극권은 온몸의 근육을 집중시키면서 성인병과 알츠하이머 등 각종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일까?
▶ 오만종 / 전남대 교수·태극권 고수
"당연히 그렇겠죠. 왜냐하면 그게 이 모든 세포에 자극을 준다. 나이 먹어서 이렇게 불편이 다가오는 것은 그 에너지가 점차 쇠락하니까 그런 것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인데 이 태극권의 장점은 힘을 빼지만 그 힘을 뺀 상태에서 힘을 기르기 때문에 이런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건강은 당연하고 그 결과로 저는 거의 감기가 걸리지 않았다."
오 교수는 태극권을 수련한 지 15년이 지났을 무렵 몸이 열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몸이 열렸다는 것은 무엇일까.
▶ 오만종 / 전남대 교수·태극권 고수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설명하기는 사실은 힘들어요. 자기 몸을 관(찰)하다 보면 열리는 부분이 관찰이 된다는 거죠. 어떤 그 압이나 이런 것에 의해서 막혀 있는 부분이 뚫리는 것인지 저도 명확하지는 잘 않은데 운동을 통해서 자극을 주면 깊어지고 넓어진 것 같아요. 관절이 열리는 각도가 사람들이 한 이 정도밖에 못 열린다면 저희들은 거의 이 정도까지 열릴 수 있는 부드러워졌다는 것이죠."
태극권을 어느 정도 익힌 오 교수는 이제 태극권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2년 전부터는 동호회를 만들어 태극권을 가르친다.
매주 목요일이면 전남대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수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모두 모여 태극권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심지어 중국에서도 하지 않았던 태극권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중국 유학생도 만나볼 수 있었다.
▶ 여융융 / 전남대 대학원 박사과정
"아무래도 중국 사람이라 좀 알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따라 해봤는데 하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2년째 하고 있어요."
이제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오 교수.
앞으로 그의 삶은 역시나 태극권이었다.
▶ 오만종 / 전남대 교수·태극권 고수
"지금 이제 어느 정도 맛을 좀 이제 제대로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마 죽을 때까지 갖고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오늘 핑거이슈는 여기까지다.
(기획 : 전준상 / 취재·내레이션 : 고영민 / 편집 : 윤수빈 / 제작 : KBC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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