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새로운 선전가요를 공개한 가운데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고가의 일본산 악기가 대거 등장한다는 지적이 나와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미국의 소셜미디어 '레딧'에 게시된 글을 인용해 북한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의 뮤직비디오에 일본 악기제조 회사 '코르그'와 '롤랜드'의 신시사이저가 쓰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비디오 속 가수들이 착용한 헤드폰에는 일본 '소니' 마크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코르그와 롤랜드의 신시사이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백만 원에 팔리는 고가의 제품이며 소니 헤드폰도 수십만 원을 호가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비밀 루트를 통해 꾸준히 들여오는 사치품을 김정은 정권의 핵심 호위 세력 관리와 체제 유지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용하는 독일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와 일본 도요타 차량, 2020년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찍힌 아우디 최고급 차량, 지난해 9월 김 위원장 러시아 방문을 수행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디올 가방 등이 그 예입니다.
새 뮤직비디오 녹음 과정에 고가의 일본 악기를 동원한 것도 한류를 접하며 듣는 귀가 밝아진 '장마당 세대'를 겨냥해 선전선동을 강화하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뮤직비디오 '친근한 어버이'는 지난 17일 조선중앙TV가 김 위원장이 전날 참석했던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 행사를 보도할 때 처음 전파를 탔습니다.
메인 보컬은 신인가수 '김류경'입니다. 김류경은 2022년 7월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기념행사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으로, 2023년 새해를 앞두고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경축공연에서도 주연 자리를 꿰찼습니다.
뮤직비디오는 김 위원장을 '위대한 영도자'와 '친근한 어버이'로 묘사하고 그의 딸 주애를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인민이 한마음으로 김 씨 일가를 신뢰하고 있음을 부각합니다.
빠른 비트의 음악,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으로 트렌드를 좇고, 리춘히 등 조선중앙TV 아나운서들이 대거 등장시켜 기성세대에겐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북한 #고급품 #사치품 #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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