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점유한 남중국해 암초에서 중국 어민들이 해산물을 무차별 채취, 이 일대의 대왕조개가 거의 씨가 마르고 산호초가 훼손되는 등 해양생태계가 파괴됐다고 필리핀 정부가 밝혔습니다.
필리핀 측은 이에 따라 이 해역의 환경 피해에 대한 유엔 등의 국제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21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전날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에서 2017∼2019년 필리핀 해경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 사진에는 암초에서 중국 어민들이 대왕조개, 바다거북, 가오리, 소라 등을 불법 채취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겼습니다.
한 사진에는 속살을 빼내고 남은 거대한 대왕조개 껍데기로 보이는 물체 수백 개가 바닷속에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또 중국 어민의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에 몸이 얽혀 죽은 바다거북의 모습도 찍혔습니다.
필리핀 해경 대변인인 제이 타리엘라 준장은 중국 측의 대왕조개 채취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기록이 2019년 중단됐는데, 이는 대왕조개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더 이상 채취할 대왕조개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서 중국 측이 대왕조개 1개를 찾기 위해 바다 밑바닥 전체를 샅샅이 훑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암초 주변의 산호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는데 이는 중국 어민들이 대왕조개를 찾은 흔적으로 보입니다.
타리엘라 준장은 "이는 (중국 측의) 부주의함의 확실한 증거다. 그들은 해양 환경에 대해서는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너선 말라야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부 내에서 멸종 위기인 대왕조개 채취를 포함해 중국의 산호초 파괴 행위에 맞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정부가 필리핀 측의 스카버러 암초 접근을 막고 있어 중국이 유엔이나 환경단체와 같은 제3자 소속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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