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오는 악취로 수년째 민원이 계속되면서 여수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처리장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허가해 준 탓인데, 수십억 원을 들어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여수시가 운영하는 하수종말처리장입니다.
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로 1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보니,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 싱크 : 여수하수종말처리장 관계자 (음성변조)
- "이제 항상 그 전화로 괴롭히는 사람 있잖아요. 제가 24년 근무하면서 여기가 제일 힘들어요."
이 같은 악취 민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곳에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선 것은 2005년.
당시에는 주변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지만 지난 2019년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하수종말처리장과 너무 가까워 공동주택 부지로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여수시가 이를 무시한 채 아파트 건축 인허가를 내준 겁니다.
이후 악취를 잡겠다며 저감 시설 구축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기명 현 시장이 선거 때 하수처리장을 친환경 시설로 바꾸겠다고 공약했지만, 1조 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해 현재는 추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악취를 줄이기 위해 약품 등을 써야 하는데, 여기에도 매년 1억 원 안팎의 혈세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석주 / 여수시의원
- "미봉책에 불과한 것 같아요. 물론 하수종말처리장이 먼저 있긴 했었지만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거든요. 실질적인 악취 저감 대책은 세워지지 않고 있어요."
악취 민원이 뻔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하수종말처리장 옆에 아파트 건축 허가를 내준 여수시.
수십억 원의 혈세를 쏟아붓고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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