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수확을 앞두고 있던 굵은 배들이 과수원 바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이제 막 여물어가던 벼는 강한 비바람을 견뎌내지 못하고
결국 속절없이 쓰러졌습니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불어닥친 태풍이 과수원과 농경지에 깊은 상처를 남기면서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습니다.
박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남 나주의 한 과수원입니다.
흰 봉지에 쌓인 배들이 농장 바닥에 우수수 떨어져 있습니다.
1년 동안 애써 키운 배 30%가 강한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낙과 피해를 봤습니다.
▶ 인터뷰 : 황계원 / 낙과 피해농민
- "추석을 앞두고 수확 작업 시기인데 태풍이 이렇게 와서 떨어진 것 보면 정상적인 과일이 하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과수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바닥에 떨어진 사과들은 상태가 좋지 않아
즙으로도 사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조효익 / 낙과 피해농민
- "추석 연휴도 짧고 (태풍으로 인해) 낙과가 되다 보니 농가들은 지금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농경지도 쑥대밭이 됐습니다.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막 여물어가던 벼는 속절없이 쓰러졌습니다.
농민들은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그저 막막할 따름입니다.
▶ 인터뷰 : 정종은 / 벼 재배농민
- "마음이야 착잡하고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안 넘어진 벼라도 건지려고 물 빼기 작업을 하고 오는 겁니다. "
지금까지 접수된 낙과와 벼 쓰러짐 피해는 나주와 영암 등 7곳에 3700여ha.
추석을 앞두고 수확을 준비하던 농민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c 박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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