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올해 초 중국에서 괭생이모자반이 밀려들며 전남 서남해 양식장이 초토화됐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초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신안과 진도에 보조금을 지원했는데요.
신안 지역 어민들은 한 달 전에 이미 지원금을 받았는데, 진도에서는 군청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으로 지원금이 다시 해수부로 환수됐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정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달 8일 전라남도가 신안군과 진도군에 각각 보낸 공문입니다.
CG
해양수산부가 괭생이모자반 피해어가 복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예산이 회수되지 않도록 한 달 안에 집행하라는 내용입니다.
이 공문에 따라 신안군은 3주 만에 250어가에 국비와 지방비 등 3억 4천5백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진도군은 한 달이 지나도록 복구비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어민들 성화에 지난 13일, 306개 어가에 복구비의 30%인 2억 천9백만 원만 줬습니다.
▶ 인터뷰 : 엄절용 / 진도군 어촌계장협의회장
- "지근거리에서 가장 우리들 속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수산(지원)과 아니겠습니까. 그런 수산과에서 이런 재난지원금을 제때 지급을 못 해서 저희 어민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머지 70%인 국비 5억 천백만 원은 이달 초 해수부로 다시 회수됐기 때문입니다.
전라남도의 수 차례 재촉에도 진도군이 기한 안에 어민들에게 복구비를 주지 않으면서, 정부가 국비를 환수한 겁니다.
진도군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황당한 변명을 내놓습니다.
중앙부처가 14년 전인 2007년부터 사용해온 예산회계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 싱크 : 진도군 관계자
- "회계 시스템이 지자체랑 중앙부처가 달라요. 중앙부처 예산이다 보니까 권한 변경이나 권한 신청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담당부서는 뒤늦게 해수부에 다시 국비를 지원해달라고 읍소하면서도, 보고조차 하지 않고 쉬쉬했습니다.
▶ 스탠딩 : 정경원
- "담당 부서는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국비 지원금이 회수됐단 사실을 군수에게 보고했습니다."
해수부는 하루 빨리 피해 복구를 하라고 준 예산이 회수된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피해 어민들을 위해 해수부는 오늘(20일) 오전 진도군에 다시 예산을 지원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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