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따, 삐대지 말고 쌈빡하게 끝내자'
이 문장에서 사투리는 몇 개나 있는 것 같나요?
#2.
3개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많을 텐데, 정답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따'는 전라도 고유의 사투리 같지만, 못마땅해서 빈정거릴 때 가볍게 내는 소리로 감탄사에 속하고요.
비속어와 은어 느낌이 나는 '삐대다'는 '한군데 오래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라는 뜻의 표준어입니다.
'쌈빡하게'도 '일의 진행이나 처리가 시원하고 말끔하게 이루어지다'라는 '쌈빡하다'의 형용사입니다.
#3.
말하는 도중에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때 '머시, 저번에 말한 그거 있잖아'라고들 하실 텐데요.
이렇게 말했을 때 '사투리 쓰지 마!'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머시'는 '아따'와 마찬가지로 감탄사에 속하니까요.
#4.
흔하디흔한 걸 보고 하는 말인 '쌔고 쌨다.'
'쌓이고 쌓였다'의 준말로 그만큼 많다는 걸 뜻하는 표준어고요.
귀여운 아이나 강아지를 봤을 때 '오지다'라고 하는 것도 사투리가 아니라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라는 표준업니다.
#5.
혼잣말을 자주 하는 친구에게 '혼잣말 좀 씨부렁거리지마'라고 말할 때도 사투리는 없는데요.
'씨부렁거리다'는 주책없이 쓸데없는 말을 자꾸 지껄인다는 동사이고요.
‘너도 인제 그만해'라고 할 때 '인제'는 '이제에 이르러'라는 뜻으로 사투리가 아닌 올바른 표현입니다.
#6.
비속어인 줄 알고 쓰기 망설였지만, 사실은 표준어인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여자가 남자에게 작업을 걸 때 '저 여자가 남자 후린다'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후리다'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슬쩍 가지다 또는 매력으로 남을 유혹해 정신을 매우 흐리게 한다는 뜻을 가진 표준어입니다.
#7.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 '글발 세다, 글발깨나 날렸다'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글발'은 비속어가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그 글에 공감하거나 수긍하게 할 수 있는 글의 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요.
어감이 좋지 않은 '허접쓰레기'는 '허섭쓰레기'와 같은 말로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물건을 말합니다.
'머라고?'는 맞춤법이 틀린 것 같지만 '뭐'를 구어적으로 이르는 말로 맞는 표현으로 '머먹니?'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8.
표준어를 억지로 쓰려다 보면 더 어색해지기도 하는데요.
때론 사투리가 자연스럽고 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카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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