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수십년간 집을 오가던 길이 하루 아침에 폐쇄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화순 수만리의 한 등산로 앞 도로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관할 지자체인 화순군은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화순에서 무등산을 오르는 수만리 방면 탐방로입니다.
서석대로 빠르게 오를 수 있어 인기가 높은 이 등산로는 지난 달부터 커다란 돌 등으로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도로가 포함된 땅을 사들인 주인이 사유지라며 사실상 길을 폐쇄했기 때문입니다.
등산객은 물론, 이 도로를 통해야 일터나 집으로 갈 수 있는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싱크 : 인근 주민
- "저쪽에도 사람들이 있으니까. 여기 밑에 축사도 있고 벌 키우는 사람도 있고 엄청 많은데 막아버린거야."
문제는 마땅한 해결 방안이 없다는 겁니다.
이번에 폐쇄된 도로가 지적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도로였기 때문입니다.
일제시대 만들어진 도로가 시간이 흘러 사라지자 이 곳 주민들이 30여년 전부터 자신들의 땅에 임의로 도로를 만들어 이용해왔던 겁니다.
땅 주인이 바뀌면서 문제가 생긴건데, 사유지 폐쇄는 불법이 아니다보니 화순군에서도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 싱크 : 화순군청 관계자
- "사유지이고, 그냥 관습적으로 다니고 있는 도로라서 법적으로 저희가 제재를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걸로 확인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수십년 간 사용해 왔지만 지적도 상 도로가 아니다보니 하루 아침에 폐쇄돼도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
인근 주민은 물론, 국립공원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마저도 불편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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