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파병을 검토 중이라는 언급 이후 파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우린 파병 계획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러시아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강력 경고했습니다.
27일(현지시각)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자국 TV 연설에서 나토와 유럽연합(EU)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전투 회의"라고 칭하며 유럽 국가들이 실제로 파병을 결정하면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회의를 주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병설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는 회의 뒤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군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는 프랑스가 그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절대 말한 적이 없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러시아는 즉각 경고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나토와 러시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토와 유럽 국가들은 파문이 확산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AP 통신에 "우크라이나에 나토 동맹의 전투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물론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국가도 파병에 선을 그었습니다.
나토를 이끄는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계획이 없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습니다.
논란을 촉발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를 더 강하게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면 기쁘지만 차라리 지금 당장 보낼 수 있는 탄약과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내가 아는 한 아무도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을 따르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고 유럽 국가들이 지상군 파병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반색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 통신에 입장문을 보내 "이는 군사주의적이고 공격적인 러시아가 유럽에 가하는 위험에 대한 절대적인 인식을 보여준다"며 "좋은 일"이라고 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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