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해남 송호해변에서 발견된 고선박은 고려시대 곡물 운반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해남선'에서 수습한 유물과 선체를 조사한 결과, 고려시대에 제작·운항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배의 아래쪽 면인 저판은 7열이 남아 있었습니다.
선체의 양 옆면을 이루는 외판 부재는 좌현 2단, 우현 3단이 각각 남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은 부분을 토대로 추정하면 이 선박의 최대 규모는 길이 약 13.4m, 폭 4.7m 입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저판의 규모를 따져 봤을 때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됐던 한반도 제작 고선박 중에서는 제일 큰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체 내부에서 찾아낸 유물과 부재를 살펴본 결과, 방사성탄소를 포함한 유기물 연대가 11세기 초반에서 12세기 중반경인 고려시대로 확인됐습니다.
올해 6∼9월 수중 발굴 조사에서는 도기와 기와 등 유물 총 15점이 나왔습니다.
칼과 같은 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숫돌, 나무로 만든 닻을 가라앉게 하기 위해 매다는 닻돌 등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도기 내부에서는 볍씨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씨앗류도 나왔습니다.
연구소 측은 배가 과거 곡물을 운반하는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해남선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보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좌초 경위와 성격 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순차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해남선을 포함해 모두 15척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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