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들의 천국"..광주천에 날아든 희귀 조류 '날갯짓'

작성 : 2024-04-20 08:30:01 수정 : 2024-04-22 10:44:15
백로·왜가리·까치 등 도심 속에 둥지
맑은 수질 생태환경 회복으로 서식처 돼
시민들에 자연친화 수변공원 즐거움 선사
원앙·소쩍새 등 천연기념물도 종종 관찰
◇ 도심 가로 질러 흐르는 시민의 휴식 공간

▲광주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위해 즐겨 찾는 광주천에 백로 등 새들이 날아들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진은 백로가 비상하는 모습

광주천은 광주광역시를 가로지르는 지방 하천입니다.

광주의 진산 무등산 줄기에서 발원하여 동구, 남구, 서구, 북구, 광산구를 거쳐 영산강으로 흘러듭니다.

도심 한복판의 구도심과 신도시를 이어주는 생명의 물줄기로 시민의 사랑을 받는 수변공원이기도 합니다.

또한 지자체 등에서 천변 곳곳에 체육시설과 진입로, 걷기와 달리기 구간, 자전거 전용 도로, 벤치와 징검다리, 모자이크 벽화 등을 확충해 시민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도심을 가로지르는 광주천이 최근 수질 회복 등으로 희귀 조류들의 서식처로 되살아나고 있다. 사진은 구 남광주역 철교 아래에서 백로 한 쌍이 노니는 모습

때문에 온종일 시민들은 천변 둔치를 따라 조성된 도보길을 따라 걷기와 달리기, 반려견 산책, 트레킹을 즐기는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운동화를 신고 천변 길을 따라 출퇴근을 할 정도로 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 권역이자 활동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특히 건천인 이곳 광주천이 사시사철 맑은 물이 차 흐르도록 상류에서 동복댐 물을 끌어 와 공급하면서 하천의 수질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악취에 가까운 물비린내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어 생태하천으로 점차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 백로 등 다양한 희귀 조류의 서식처

▲광주천에는 백로와 왜가리 등 도심에서는 보기 드문 새들이 날아들어 둥지를 틀고 있다. 사진은 물 안에서 걷고 있는 백로의 모습

이뿐만이 아닙니다.

광주천을 지나는 시민들은 도심에서 보기 드문 친환경적인 자연의 풍광과 정취를 만날 수 있습니다.

4월로 접어든 광주천에도 수목들이 새싹을 틔우고 주변에 야생화들이 피어나는 가운데 하천 구간 곳곳에 백로, 왜가리, 까치, 비둘기, 청둥오리 등 다양한 새떼들이 날아든 것입니다.

이처럼 광주천이 조류의 서식처가 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생태환경이 자연에 가까워지고 있고 물고기 등 새들의 먹이가 풍부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광주광역시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은 동구와 남구, 북구와 서구의 경계선으로 곳곳에 시민들이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가 놓여 탐조대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 A씨(광주광역시 남구 백운동)는 "주말과 휴일에 거의 빠짐없이 광주천변에 나와 걸으며 운동과 산책을 즐기고 있다"면서 "광주공원 입구에서 방림동을 지나 소태동 인근까지 왕복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수량이 풍부한 보나 징검다리 주변에 백로를 비롯한 새들을 보게 돼 광주천이 깨끗해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서구 양동) "광주천에 나오면 산책하듯 걷다가 벤치에 앉아 수공간으로 바라보거나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에 마음을 정화시키곤 한다"면서 "어느 때 부터인가 새들이 지나는 사람들을 피하지 않고 고고한 자태로 물 위에 서있거나 잡풀 속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면서 변해가는 광주천의 환경을 목격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 야생동물의 천국, 생태하천 변모 기대

▲광주천에 서식하는 백로와 왜가리가 수풀 사이로 다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

취재진이 지난 14일 실제로 남구 사직동 광주공원 인근 서석교에서 출발해 부동교와 양림교, 남광주 철교, 학강교, 방림교, 설월교를 지나는 구간을 걷다보니, 수풀과 다리 밑, 보 옆 바위 위, 물 속에서 노니는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말해주듯이 양림교 인근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에는 '광주천에서 활동하는 야생동물'을 소개하는 안내판과 '야생동물 보호'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안내에 따르면 광주천의 수질환경이 좋아지면서 백로와 왜가리는 물론 원앙, 황조롱이, 소쩍새, 말똥가리 등 천연기념물 조류와 수달, 삵 등 멸종위기종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광주천에 귀소한 새들은 시민들의 인기척에 아랑곳하지 않고 먹이 활동을 한다. 사진(가운데)은 방림교 인근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앞에 왜가리가 서 있는 모습

강폭이 넓고 수고 차가 커 계단식 보와 물길을 만들어 놓은 구 남광주 철교 아래에서 보게 되는 풍경은 그 자체로서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말해주는 도심 속 소소한 절경을 연출합니다.

철교를 떠받치는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과 그 뒤로 고가도로, 그리고 방음벽과 아파트 외관이 층층을 이뤄 도시 문명의 흔적을 강한 이미지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아래로 얕은 폭포 줄기처럼 흰 포말을 그리며 유유히 흘러내리는 물줄기 가운데 미동도 없이 꼿꼿이 서있는 백로 한 쌍의 자태는 고고하기 그지없습니다.

◇ 고고한 새들의 귀소 보며 이색 자연체험

▲광주천에 설치된 백로와 왜가리 외에 원앙, 황조롱이, 소쩍새, 말똥가리 등 천연기념물 조류가 찾아오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판

광주천을 지나며 새들의 활동 광경을 목격하는 시민들마다 휴대폰을 꺼내 도심 천변의 이색광경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 시민들이 광주천을 찾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줍니다.

남광주 철교를 지나 방림교로 가는 물 속 바위에 선 왜가리가 사람들의 발길과 눈길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면 위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띄우며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입니다.

이곳의 새들을 관찰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수풀 사이에서 물고기 등 먹이를 찾다가도 종종 물 위로 날개를 활짝 펴고 푸드득 날아오르면 보는 이들도 혹여 방해라도 한 듯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광주천 둔치 교각 아래에 내려앉은 비둘기 무리가 사람들의 보행로 길섶에서 풀숲을 뒤지며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

고요한 물 표면을 서서히 가로지르며 조금씩 걸음을 옮겨가는 백로의 유유자적한 모습을 들여다보면 수면 위에 그려지는 백로의 또 다른 모습이 대칭을 이뤄 경이로운 자연미를 엿보게 됩니다.

광주동구청 기후환경과 관계자는 "광주천의 수량이 불어나고 맑아지면서 새들과 야생동물의 서식처로 변모해가고 있다"면서 "이곳에 나타나는 조류와 야생동물의 보호를 위해 야생동물보호법 등을 시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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