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민들의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수천억 원을 지원해 농업법인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남에는 1만 2,000곳이 등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중 6,200곳이 정상 운영 중이고, 나머지는 운영이 중단되거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비정상 상태의 농업법인들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거나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C 기동탐사부는 부실 농업회사 실태를 점검하고, 보조금 집행 내역을 분석해 부실 원인을 짚어봅니다.
이상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009년 농업법인으로 설립된 진도 청정푸드밸리.
공장을 들어가 보니 직원은 없고, 기기는 방치돼 있습니다.
대파의 안정적 유통과 판매를 위해 설립됐지만 8년 만에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2017년 경매 절차가 시작됐고, 올해 5월 15억 원에 한 농업법인에 팔렸습니다.
그동안 이 법인에 투입된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은 총 76억 원, 이 돈 모두 허투루 쓴 셈이 됐습니다.
대파 판매 대금보다 수매 대금이 더 커 만성 적자에 시달렸고, 결국 문을 닫게 됐습니다.
방만 경영이 문제였습니다.
▶ 인터뷰 : 장부식 / 진도군 농민회장
- "이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어떤 특정인들한테 다 이 돈이 다 빠져나갔다는 것, 이게 망했다는 것, 이걸 우리 농민들이 다 고스란히 안고 간다는 것 자체가 진도군 농업에 희망이 없구나라고 느꼈습니다. "
2012년 설립된 광양 빛그린매실주식회사 농축액 공장도 2019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5년 동안 투입된 보조금은 무려 60억 원,
운영 기간 총매출은 1억 원을 넘지 못했고, 부채는 1억 6,000만 원이 넘습니다.
제품 개발에 사실상 실패한 겁니다.
▶ 싱크 : 빛그린매실주식회사 관계자
- "첫째는 인건비 문제죠. 국·도·시비 해서 60억 하고 우리 출자가 7억 원, 67억 원. 다 그 돈을 못 썼습니다만 실질적인 운영비는 나온 것이 없거든요. "
2011년부터 6년 간 보조금 52억 원을 받은 고흥 유자식품클러스터사업단의 자회사.
처음에는 성과를 내다가 지난해는 매출을 한 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당초 허가 조건인 오폐수 처리시설과 원·부자재 창고를 짓지 못하면서 2년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임병용 / 유자식품클러스터 사업단장
- "사업비가 생각보다 많이 과다 책정되는 상태로 있 다보니까 준비된 사업기금을 확보를 못해서 조금 지연이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
현재 전남에 등록된 농업법인은 1만 2,000곳,
이 중 6,200곳만 정상 운영되고, 나머지 47%는 운영 중단이거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농업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수천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 농업법인, 이 중 절반 정도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사라졌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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