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특혜 비위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당초 정면돌파가 예상됐지만 어젯밤을 기점으로 기류가 변한 건데, 강선우 의원과의 대화 녹음본이 공개되는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자, 거취를 결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김경 서울시의원 공천 신청자로부터 강 의원이 1억 원을 받은 정황의 녹취 파일이 논란인데,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잡범인 줄 알았는데 잡범이 아니라며 '김병기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강 의원을 향해 "구속수사 대상인 것 같다"며 "체포동의안 갑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KBC <박영환의 시사1번지>는 30일 각 진영의 정치 패널을 초청해 김병기 원내대표 사퇴를 둘러싼 논란과 정치권 파장을 짚어보았습니다.
서정욱 변호사는 "당시 김병기 의원과 강선우 의원 간 대화 녹취내용을 보면 강 의원 보좌진이 이미 돈을 받은 상태에서 입막음을 하기 위해 공천을 달라는 요구로 보이는데 그때 공관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바로 신고하거나 관련자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한 공천을 배제해야 되는데 공천을 줬다"면서 "이것은 매관매직이고 업무방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김병기 의원이 보좌진 만나 가지고 자기는 돈에 대해서 무관한 것처럼 면책성으로 녹음을 하고 그다음에 강선우 의원이 살려달라며 요구한 (김경 서울시의원) 공천을 줘서 입막음이 다 됐는데 만일 보좌진한테 공유 안 했으면 영원히 묻힐 뻔했다"고 추론했습니다.
그리고 "김경 시의원이 돈을 안 줬다고 말하지만 강선우 의원은 공천을 줬으니까 돈을 안 돌려준 것으로 보이고 김병기 의원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공천을 줬기 때문에 바로 업무방해에 해당된다, 세 사람 모두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근택 변호사는 "김병기 의원이 그 사실을 알면서 묵인하고 공천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묵인해줬다고 해서 업무방해가 된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서울 시의원이나 구의원 공천의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측면이 있고공심위라는 게 위원장이 있고 공심위원들이 있어서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면서 "김병기 의원이 공천을 줬다라고 말하는 건 과도한 주장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오늘 사퇴한 배경이 녹음 파일 폭로와 연관이 있어 보이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대해, 현근택 변호사는 "아마 결정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다"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굉장히 심각하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습니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강선우 의원이 페이스북에 나는 공천을 미끼로 돈 받은 적이 없고 돌려줘라 지시를 했다. 규정에 따라서 당시 김경 후보자 심사할 때는 빠져 있었다 배척됐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결과적으로 그 공을 김병기 원내대표 쪽으로 옮긴 것이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공관위원장이 가장 영향이 있다고 하지만 외부 교수 출신이기 때문에 사실상 간사 역할을 하는 김병기 의원이 가장 큰 영향력이 있다"면서 "당시에 민주당의 서울시 의원들은 대부분 경선으로 되었는데 문제가 됐던 김경 후보자는 단수로 됐다"고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김경이라는 사람이 당시에도 다주택자로 굉장히 문제가 많았는데 예외적으로 단수공천을 준 것은 강선우 의원 뿐 아니라 김병기 당시 간사한테까지도 충분히 로비를 했을 의혹이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청와대가 김병기 원내대표 사퇴를 결정한 것 같냐’는 앵커의 질문에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실에서 여당의 원내대표 거취까지 개입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혹들이 짧은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김병기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이해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정치적으로 본인이 거취를 결정함으로써 책임을 졌다고 본다"면서 "이런 상황에 대해서 송구한 마음이 크고, 지금 공천 과정 관련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진상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