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사일이 대부분 기계화되면서 농민들이 손으로 모를 심거나 벼를 베는 모습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랩니다.
그런데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이 올해로 10년째 모내기와 벼 베기 체험행사를 이어오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농경문화를 전하고 고마움도 일깨우고 있습니다.
가을 들녘의 벼 베기 체험현장을 고익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벼 이삭이 잘 여문 100평 남짓한 영암의 간척지 논.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이 마련한 벼 베기 체험행사에 엄마·아빠 손을 잡은 1일 어린이 농부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올봄 모내기 체험을 통해 심어진 모가 황금빛 벼로 변신한 논에서 고사리손에 낫을 쥔 아이들이 끙끙대며 벼를 베기 시작합니다,
주변 어른들의 도움을 받으며 벼 줄기를 겨우 베낸 아이들은 힘들어하면서도 색다른 체험에 마냥 즐거운 표정입니다.
▶ 김재이 / 장흥 장평초등학교 3학년
- "처음 생각할 때 (벼가) 쓱쓱 베어질 줄 알았는데 진짜 해보니까 엄청 많이 힘을 써야 돼요"
이젠 어른들에게도 낯선 광경이 돼버린 훌채로 벼를 훑고, 개상과 홀태에 타작을 하고 탈곡기로 도정하는 전 과정이 재연돼 소중한 체험으로 기억됩니다.
▶ 한지영 / 광주광역시 / 베트남 이주여성
- "이렇게 (벼 베기 체험을) 해보니까 너무 좋았어요..(고향인) 베트남이 생각나요 "
체험이 끝나고 열린 농경의례인 올벼 심리재연행사,
정성스레 준비한 제사상에 먼저 여문 벼 이삭을 훑어서 만든 올벼쌀로 지은 밥을 조상에게 올리며 추수 감사의 의미를 전합니다.
▶ 김옥경 / 전라남도농업박물관장
- "올 한 해 정성 들여 수확한 햇곡식을 조상님들께 처음으로 올리는 제례 행사입니다 오늘날의 추수감사제와 같은 행사인데요. 갈수록 잊혀지고 있는 올벼 심리를 좀 더 인식할 수 있게(마련했습니다)"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이 올해로 10년째 이어가고 있는 벼 베기 체험 행사.
자라나는 세대에겐 농사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 부모 세대에겐 어렴풋한 옛 기억과 향수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KBC 고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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