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태풍 피해를 입은 과수 농민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강풍에 과일은 물론 나무까지 못 쓰게 된 농민들은 추석 대목이란 말이 되레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이상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수확을 앞둔 밤나무 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밤나무가 뿌리째 뽑혔고, 아직 여물지 않은 밤송이는 바닥에 떨어져 나뒹굽니다.
멀쩡한 밤나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농민은 망연자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가지가 부러진 나무가 워낙 많아 앞으로 1~2년은 수확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 김운용 / 피해 농민
- "어느 정도 나무 상처가..덜 부러졌으면 내가 어떻게라도 수습해서 되겠는데 산천이 전부 다 이러니 어떻게 살아나갈지 모르겠습니다."
잇단 태풍에 1년 농사를 망친 배 농민도 억장이 무너집니다.
나무에 달려 있는 배보다 바닥에 떨어진 배가 더 많습니다.
애써 배봉지를 벗겨보지만 판매할 수 있는 성한 배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이말순 / 피해 농민
- "추석 대목에 싹 다 내거든요. 조합으로, 택배 해주라는데도 주고 그러는데 이 모양이 돼서 올해는 팔 것도 없고.."
바비와 마이삭, 하이선까지 2주 동안 세 번의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 과수농가 면적은 여의도 4.8배인 1400ha(헥타르)에 이릅니다.
이례적으로 잇따라 몰아친 태풍에 과수농가들은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추석 명절을 보내게 됐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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