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 피하려 400m 음주운전..항소심서도 '무죄'

사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부(김현진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씨는 2020년 9월 울산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7% 상태로 400m 가량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초 A씨는 대리운전을 이용해 귀가하고 있었지만, A씨와 시비가 붙은 대리운전 기사가 차를 그대로 세운 뒤 내려버리자 직접 이동주차를 하다 적발됐습니다.

재판에서 A씨는 대리운전 기사가 차를 우회전 모서리 차로 부근에 세우면서 다른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사고 우려도 커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차량 이동을 위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지인에게 연락하더라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차량 통행이 없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우선 이동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실제 대리운전 기사가 차를 세운 곳이 모퉁이여서 다른 운전자들이 그 지점에 정차한 차가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A씨가 집 방향이 아닌 안전한 곳으로 차를 몰아 곧바로 주차한 점을 고려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A씨가 당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는 것 외에 사고를 방지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