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KBS드라마 '임진왜란 1592'가 영화 '명량'의 왜선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권오석 부장판사)는 영화 '명량' 제작사인 A사가 KBS를 상대로 제기한 영상물 배포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KBS가 문제의 일본군 전함이 나오는 부분을 폐기하지 않으면 영상을 배포할 수 없도록 하고, A사에 1억 1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습니다.
A사는 2012년 11월 '명량'에 등장하는 일본군 전함인 안택선과 세키부네를 직접 디자인한 뒤 B사에 시안과 이미지를 주고 용역 대금 30억 원가량에 CG작업을 의뢰했습니다.
이후 KBS는 2015년 5월 드라마 '임진왜란 1592'를 제작하며 B사에 CG작업을 의뢰하고 4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A사는 '임진왜란 1592'의 해전 장면에 등장하는 CG가 '명량'에 나오는 안택선과 세키부네의 이미지와 유사하다며, B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KBS에도 저작권 침해의 책임이 있다며, 15억 원의 손해배상과 영상물 배포 금지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해당 CG는 전함의 이미지를 토대로 제작한 '2차적 저작물'이라며, 그 권리가 B사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왜선의 구체적인 형태나 세부 장식 등은 저작권 보호를 받아야 할 A사의 창작물이라면서 "다소의 수정이나 변경이 가해진 것이라 해도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않은 정도라면 복제로 보아야 한다"며 KBS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KBS가 B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명량'의 CG 작업을 담당했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을 것이므로 유사한 CG가 제작될 가능성에 대해 주의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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