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4월 1일 개막합니다. 정원도시 순천은 10년 전 정원박람회를 개최한 이후 우리나라 대표 생태 도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순천시는 두 번째 박람회를 통해 세계적인 생태·정원 도시로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KBC의 <'우ㆍ정ㆍ초' 우리가 사는 정원에 초대합니다> 코너는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연재됩니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시작되는 순천만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순천만은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반도에 둘러싸인 광활한 갯벌입니다.
5.4㎢의 갈대밭과 22.6㎢의 갯벌이 펼쳐진 국내 유일의 연안습지로 세계 5대 연안습지에 포함돼 있습니다.
순천만에는 340여 종 다양한 식물들과 230여 종의 철새들이 살고 있습니다.
순천만은 특히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찾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2002년 121마리였던 순천만의 흑두루미는 20년 만에 80배인 9,800여 마리까지 늘었습니다.
전세계 흑두루미의 60%가 순천만에 찾아와 추운 겨울을 지내고 간다고 합니다.
지난 2009년 4월 11일, 순천만습지에서 기념비적인 순간이 포착됐습니다.
크레인이 10여 미터 높이의 전봇대를 잡고 뽑아 올리자 박수가 쏟아집니다.
순천만과 흑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전봇대를 제거하는 행사였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전봇대에 연결된 끈을 잡아당기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 날을 시작으로 모두 282개의 전봇대가 순천만습지에서 사라졌습니다.
이같은 작업은 전세계적으로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당시 이런 아이디어를 냈던 노관규 순천 시장은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찬성뿐 아니라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말이죠.
"(일본 이즈미 시에서)큰 새가 내려오면서 전깃줄을 보지 못하고 상처를 입고 많이 죽는대요. 순천만 논바닥을 봤더니 전부 전봇대고 전깃줄이에요. 지중화를 하려니까 논값보다 더 비싸요. 그래서 제가 뽑읍시다. 만일 농사에 문제가 된다면 순천에서 가장 농사가 잘 되는 곳과 비교해 차액만큼 보전해주겠다, 그렇게 해서 뽑게 됐어요."
반대를 무릅쓰고 낸 파격적인 아이디어였지만 그 취지와 효과를 전해들은 지역민들은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동의의 뜻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지역민께서 반대할 줄 알았는데 동의해 주시고, 영농사업단을 만들게 됐죠. 흑두루미를 관리하는 겨울에는 먹이도 주고, 갈대도 베고, 이렇게 된 거죠."
순천만 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해 시작됐던 작업이 결국 순천만의 생태환경의 변화를 만들어 낸 겁니다.
순천시가 300억 원을 들여 환경을 해치지 않는 생태형 탐방로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생태공원으로 바꾼 것도 이때였습니다.
하지만, 흑두루미떼와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해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며 부작용도 커져만 갔습니다.
순천만의 미래를 위한 고민 또한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흑두루미 개체수가 늘어난 거예요. 관광객도 따라서 늘어나고요. 생태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걸 입증해 낸 거죠. 그런데 방문하는 차량과 관광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가 생겼어요. 그래서 정원박람회를 생각해 낸 거예요. 에코벨트로"
도시발전을 막는 한계선에 정원을 만들어 순천만 습지를 보호하려 한 결정은 2013년 순천에서 국내 첫 정원박람회가 열리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2015년 9월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최초의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죠.
순천만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을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변화시켰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더 풍성해진 국가정원의 나무와 초목들도 자연을 위하는 인간의 마음과, 정원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순천을 자연과 도시,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도시로 만들기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죠.
우리는 생태보전을 위해 시작한 결정이 결국엔 인간을 보존하고 위하는 일이 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을 함께 생각하는 일.
바로 내 눈 앞의 정원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수백여 종 식물과 철새의 보금자리, 순천만
20년 사이 순천만 찾는 흑두루미 80배 급증
전봇대 뽑으며 자연 보존 나선 순천시..으뜸 가는 생태도시 돼
20년 사이 순천만 찾는 흑두루미 80배 급증
전봇대 뽑으며 자연 보존 나선 순천시..으뜸 가는 생태도시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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