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를 여행차 다녀왔습니다.
베트남은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경제적으로 한국과 가장 밀접한 국가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할 뿐 아니라 수출입 비중이 큰 나라입니다.
중국과 접경을 이루며 위도상 북쪽에 위치한 하노이, 하롱베이 지역은 베트남 내에서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3박 5일 동안 내내 겨울옷을 챙겨입어야 할 정도로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 도로마다 소나타, 모닝 등 현대기아차 질주
한밤중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 도착해서 첫날밤을 보내고 9인승 밴을 타고 바닷가 관광도시 하롱베이로 이동했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대부분 외제차들인데, 소나타, 아반떼, 모닝 등 현대기아차들도 자주 목격됐습니다.
베트남 국산차는 최대 기업 빙그룹에 의해 생산되는 '빙패스트'가 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은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하는데, 혼다, 스즈키 등 일본산이 대부분입니다.
일본은 자국의 오토바이를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한국 업체도 뒤늦게 시장에 진출했으나, 현지에 적합한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해 고전하다가 밀려났다고 합니다.
차창 밖은 줄곧 논밭 풍경이 이어졌는데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여서인지 우리나라 농촌모습과 사뭇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군데군데 야자수와 바나나 등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논밭 한 가운데 공동묘지가 있고 생활쓰레기를 한데 모아 태우는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하롱베이는 상주 인구가 고작 1만 명 정도이지만, 용의 전설이 깃든 독특한 풍광 때문에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입니다.
하지만 비수기인데다 아직까지 중국 관광객 입국을 막고 있어 유동인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텔 등 숙박시설 상당수가 휴업 상태였으며, 곳곳에 공사가 중단된 건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 바다 위 3천 개의 섬 장관..'용의 전설' 깃들어
하롱베이는 3천여 개의 봉우리들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섬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항구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이상을 달려가니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저마다의 표정으로 반갑게 맞아줍니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흡사 중국 계림의 산봉우리들을 바다로 옮겨놓은 듯한 형상입니다.
이 봉우리들은 원래 바다 밑에 잠겨 있었는데 지각 활동에 의해 물 위로 융기됐다고 합니다.
석회암으로 이뤄져 바닷물과 닿는 아랫부분은 침식 활동이 활발해 깎이거나 구멍이 뚫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섬 내부에는 석회암 동굴이 형성돼 있어 진귀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가이드는 "이곳 동굴은 육지에 형성된 석회암 동굴과 달리 석순과 종유석들이 자라지 않는 '죽은 동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섬이 작아 수분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은 보트로 옮겨타고 원숭이 섬으로 향했습니다.
섬 밑 뚫린 공간으로 들어가니 사방이 막힌 호수가 나타났습니다.
아늑한 환경 때문인지 원숭이들이 무리 지어 살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바나나를 던져주며 원숭이들의 아슬아슬한 몸짓에 탄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하롱베이는 유명 관광지답게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기도 합니다.
일본이 거대자본을 들여 조성한 선월드는 일본 오사카성을 모방한 놀이동산으로 디자인이 독특했습니다.
야간에 대관람차를 타고 하늘 높이 오르니, 아찔하면서도 아득히 펼쳐진 시가지가 불빛에 보석처럼 반짝거립니다.
◇ 프랑스의 체취가 느껴지는 여행자의 거리
하롱베이에서 이틀간의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 일정을 보내기 위해 하노이로 이동했습니다.
도착 첫날에는 하노이 관광 일정이 없었기에 호텔 주변만 살펴봤는데, 시내에 들어서니 전혀 색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여행자의 거리라 불리는 구도심은 오랜 시간의 체취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호안끼엠 호수 광장 일대에는 관광객을 태운 인력거와 전기차들이 넘쳐났습니다.
가장 핫한 조세프 대성당 주변에는 근사한 카페와 레스토랑, 부티크들이 모여 있어 프랑스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일정으로 롯데쇼핑센터에 들렀습니다.
65층 높이 전망대에 올라 보니 하노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습니다.
대부분 평탄한 지형으로 군데군데 호수가 파아란 얼굴을 내밀고 있어 고온다습한 도시의 쉼터역할을 해줍니다.
지하로 내려와 마트를 살펴보니, 마치 한국에 온 듯 라면, 과자 등 낯익은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 있었습니다.
하노이의 가장 큰 매력은 꽃의 도시라는 것.
거리마다 식물과 꽃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형 화훼시장에는 화려한 꽃들이 봄맞이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여행자에게 다시 한번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3박 5일 짧은 일정이지만 하노이와 하롱베이에서 보낸 시간은 성큼 다가온 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향기로운 여행이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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