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 내일 경기 시작 시간인가요?"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결과를 본 한 KIA 팬의 반응입니다.
KIA는 지난달 31일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에서 6대 30으로 굴욕패 했습니다.
두산은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와 득점을 기록했고 28안타 4홈런 14사사구 30득점으로 KIA 마운드를 말 그대로 '폭격'했습니다.
이는 1997년 5월 삼성이 LG트윈스를 27대 5로 격파하며 세운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27년 만에 갈아 치운 겁니다.
이날 KIA 마운드에는 외야수 박정우를 포함해 모두 9명의 투수가 올라왔습니다.
선발로 나선 김도현은 2⅓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 1사사구 등 크게 흔들리며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뒤이어 최근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기훈이 오랜만에 1군 무대에 등판했지만 5사사구를 남발, 단 1이닝도 못채우고 3실점했습니다.
이어 곽도규 1이닝 무실점, 최지민 1이닝 2사사구 5실점, 이준영 0이닝 4실점(3자책), 김현수 ⅔이닝 3사사구 7실점, 김대유 1⅓이닝 2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습니다.
7회까지 무려 30실점을 내준 KIA 마운드.
이어진 8회 장현식이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며 9회에는 투수가 아닌 외야수 박정우가 등판해 1이닝 동안 무피안타 2탈삼진으로 이날의 굴욕적인 경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9회 박정우의 투구가 이날 KIA의 유일한 삼자범퇴 이닝이었을 정도로 심각했던 마운드 상황였습니다.
후반기 들어 KIA의 방망이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지만, 마운드의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의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4.40으로 리그 1위였습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팀 평균자책점은 5.35로 8위,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6.78로 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반기의 압도적인 마운드는 온데 간데 없는 상황입니다.
이날 경기로 KIA 팬들은 분노를 넘어 해탈의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6:30, 내일 경기 시작 시간인가요?"
구단의 SNS에 올라온 이날의 경기 결과에 달린 한 댓글에 4,0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리며 팬들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KIA는 지난 경기의 치욕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요.
마운드뿐만 아니라 팬들의 마음에도 큰 타격을 입은 건 확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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