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어색했죠."
'섹시투수', 듣기에 꽤나 민망한 별명입니다.
이렇게 불리게 된 당사자 또한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팬들이 지어준 별명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선수가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 전상현입니다.
전상현은 올 시즌 66경기에 출전해 10승 5패 19홀드 7세이브 ERA 4.09 WHIP 1.14 등 필승조로 허리역할을 하며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했습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부상으로 잠시 빠지며 마운드 운용에 위기가 왔을 때도 전상현은 뒷문을 걸어 잠그며 7세이브를 올리는 등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했습니다.
특유의 무표정으로 마운드에 올라 완벽히 막아내는 전상현의 모습에 KIA 팬들은 '섹시투수'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KBC 취재진은 통합우승의 여운을 뒤로하고 회복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전상현을 만나 자신의 별명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고 밝힌 전상현은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지만 듣다 보니 괜찮았다"며 "이런 별명이 있는 거 자체가 영광"이라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어 "(양)현종이 형 덕분에 이런 별명을 얻은 거 같다"고도 웃어 보였습니다.
올 시즌 양현종은 전상현의 팀 내 최다홀드 갱신 소식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고 보디빌더와 전상현의 얼굴을 합성한 섹시투수 티셔츠를 선수단에게 돌리는 등 전상현의 별명을 '섹시투수'로 각인시키는 데 적잖은 공을 세웠습니다.
어색했던 자신의 별명이 이젠 익숙해진 걸까?
전상현은 통합우승을 일궈낸 뒤 자신의 SNS에 우승소감에 '18금' 이모티콘을 붙이며 팬들이 지어준 별명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전상현은 평소 SNS를 잘하지 않고 하는 법도 잘 몰랐지만 한 시즌 간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후배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전상현은 "후배들(정해영, 최지민, 곽도규)이 아이디어를 짜서 나에게 줬다"면서 "(사람들의) 반응들이 너무 좋았다. 아이디 해킹당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며 "누나들로부터 네가 한 게 맞냐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웃어 보였습니다.
이어 "처음엔 쑥스럽고 부끄러웠지만 팬분들께서 좋아하셔서 저도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올 시즌 멋진 별명을 지어주고 뜨거운 관심을 보내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습니다.
전상현은 "팬분들께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팀이 통합우승을 할 수 있었고 저도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더 안정적인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비시즌 잘 준비할 것이고 내년에도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겠다" 말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렸지만 "더 섹시하게 준비하겠다" 말하며 더 진화한 섹시투수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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