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노령산맥의 끝자락에 솟은 불갑산은 영광과 함평에 걸친 명산으로 알려져 있죠.
천연기념물 참식나무 자생지로 지난 2019년 전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곳 산자락에 최근 대규모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임경섭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영광군과 함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불갑산 자락.
골짜기 사이로 바위들이 훤히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0년 2월 함평군이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양봉 농가를 위한 아카시아 나무 등 밀원수 식재사업을 추진하며 벌목한 곳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곳 약 100만㎡ 부지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 사업이 추진되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됩니다.
▶ 인터뷰 : 만당 스님 / 불갑사
- "밀원수 식재 사업이라는 예산까지 투입된 사업을 해놓고 그러고 나서 그쪽 식생, 참식나무부터 여러 가지를 제거한 뒤에 용도변경을 추진하면서 골프장을 건립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로 편법적이고.."
함평군은 예산을 투입해 밀원수를 식재하고도 불과 6개월 뒤에 토지 소유주와 골프장 개발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밀원수 조성 사업은 사실상 말뿐일 뿐, 골프장 개발 업체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 함평군은 밀원수 식재 사업 추진 당시엔, 골프장 개발 계획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나무를 심었다고 개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천연기념물 참식나무 군락지와 불과 170m 거리에 골프장이 조성된다는 것도 논란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함평군의 벌목으로 이미 산림이 훼손됐는데, 골프장까지 건설될 경우 환경파괴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인터뷰 : 문광수 / 불갑산환경보존대책위
- "도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을 한 장소이지..자연보호해야 할 참식나무나 이런 부분들을 자기네 임의로 벌목을 해버렸잖아요. 환경을 파괴한 거잖아요 자연환경을."
논란이 불거지자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골프장 개발계획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렸고, 이와 관련한 소위원회 구성 계획도 밝혔습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불갑산 #골프장 #천연기념물 #참식나무 #함평군 #영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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