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행 타슈켄트 세종학당 교장이 처음으로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았습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독립투사 후손인 고려인 동포 3천여 명이 모여 살고 있는 국내 최대 고려인 집단 거주지입니다.
교사가 꿈이었던 허 교장은 1991년 전남대 사범대 4학년 재학 시절, 광주·전남에서 펼쳐진 구소련 한글학교 설립 캠페인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1992년 졸업 직후, 그때 세워진 5개 한글학교 가운데 한 곳인 우즈베키스탄 광주한글학교로 향했습니다.
당시 러시아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 했다는 허 교장은 고려인 동포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쳐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낯선 땅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건물은 낡고 허름했고, 제대로 된 교재도 없었지만, 묵묵히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습니다.
재정난에 시달려 이곳저곳에서 한글학교가 문을 닫았지만, 그는 학생들과 함께 버텨냈습니다.
그 덕분에 설립 당시 20명이 전부였던 한글학교 학생 수는 최근 K-POP 등 한류 열풍까지 더해지며 500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30년 간 이 한글학교를 거쳐간 학생만 8천여 명에 이릅니다.
허 교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 가운데 한 명으로 박율리아 씨를 꼽았습니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던 박 씨는 2010년 G20 회의에서 러시아어권 대통령의 통역을 맡아 한글학교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그는 또 비행기를 탔다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이 된 제자 굴잔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기억도 회상하며 미소를 띄었습니다.
2007년 외교부 평가에서 전세계 3,500개 세종학당 가운데 1위에 올라 국민포장을 받았던 허 교장.
그는 최근 〈허선행의 한글아리랑〉을 출간해 지난 30년 동안 이어온 한글학교의 역사와 고려인들의 정착기 등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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