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김경애 시인 "목포' 책방경애' 주인장입니다"(1편)

작성 : 2025-03-29 09:30:01
'문학 도시 목포' 알리고 싶어 하당에 오픈
'글을 쓰고 글을 쓰게 하는 공간' 꿈꿔
다음 주 '달빛시회' 첫 북 토크 행사 예정
[남·별·이]김경애 시인 "목포' 책방경애' 주인장입니다"(1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 책방을 소개하는 김경애 시인

"목포는 걸출한 문인들을 많이 배출한 도시임에도 시민들조차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책과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희망의 불씨를 나누는 사랑방과 같은 책방을 만들고 싶어요."

전남 목포시 하당 삼향천로91번길 16, 1층에 '책방경애'를 오픈한 김경애 시인은 어려운 시기에 '만만치 않은 일'을 벌인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 '책방경애' 내부 전경

책방경애는 주택가 골목 한적한 곳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오래 비어 있던 가게를 눈여겨보았다가 지난해 12월 말 계약을 한 후 내부 수리를 거쳐 지난 2월 비로소 '책방경애'라는 문패 닮은 간판을 달았습니다.

김 시인은 이곳을 책방 입지로 결정하기까지 오랜 기간 목포 시내 구석구석을 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 오랜 기간 발품을 팔아서 입지 선택
7년 전부터 온금동 바보 마당(바다가 보이는 마당)을 비롯해 목포역 근처나 목원동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를 자주 가 보았습니다.

3년 전에는 그녀의 집과 가까운 용해동 동목포역 쪽도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적당한 공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시네마엠엠이 책방 근처로 이사를 왔습니다.

제일여고도 있고, 장난감 할인점도 있고, 맛집, 교회, 찻집, 아파트도 많은 거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차를 타면 5분, 걸으면 20분 이내에 있는 곳에 지금의 책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김경애 시인

27평의 책방은 두 개의 공간으로 분할되어 각각 서가와 글쓰기 및 모임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가에는 대부분 집으로부터 옮겨온 책들로 채워졌는데 박사과정 재학 중 공부했던 전공 서적들과 시집과 소설, 문예지 등 평소 읽던 책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출간된 차범석 평전과 전원일기 복간본, 황현산 평전 등 신간도 새로 들여놓았습니다.
◇ 즉석 판매와 주문 판매 방식 병행
책 판매는 손님이 서가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거나, 이곳에 없는 책의 경우 주문을 받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한국작가회의 회원 등 지역 문인들이 출간한 책 전시대를 마련해 지역 작가들에게 판로에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또 다른 방은 방문객을 맞이하거나 글쓰기 교실, 회의실, 작업실 등 그녀가 주로 머무르며 일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 김경애 시인의 시화

김 시인은 "'책방경애'를 '(스스로) 글을 쓰고, (남에게) 글을 쓰게 하는 공간'으로 꾸밀 것"이라며 "책 이야기, 북 토크, 독서 모임, 필사 모임 등 재미난 곳으로 변해 갈 것을 상상하니, 마음이 설렌다"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어 "한두 달 지내보니 어떤 그림으로 색깔을 입혀야 할지 조금씩 눈에 보입니다. 작가회의 회의실로도 쓰고,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예전엔 집으로 사람을 초대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이젠 그 또한 쉽지 않으니까요"라고 눈웃음을 지었습니다.
◇ 제주항공 참사 슬픔, '요란한' 행사 자제
김 시인은 책방을 연 후 작가회의 회원 등 몇몇 지인들에게 알리긴 했지만, 정식 개업식은 미루고 있습니다.

그녀는 "가까운 무안공항에서 끔찍한 항공기 사고가 있었잖아요.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그 슬픔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직은 '요란한' 행사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 거예요"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한 "하루빨리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고 정국이 안정된 상태라야 뭔가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 김현 문학전집을 읽는 독서 회원들

이어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더욱 폭넓은 시야와 융통성을 가지려면 전문 지식뿐 아니라 인문학의 소양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라며 "책방경애는 미래 꿈나무들을 위해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사적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에 보탬
김 시인은 책방경애를 사적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크게 3가지 역할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첫째 목포가 가진 문학적 자산을 널리 알리고, 둘째 역량 있는 중견작가를 뒷받침하며, 셋째 신예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성장해 가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녀는 이 3가지 목표가 달성되면 목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진정한 문학의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편, 다음 주에는 '달빛시회'라는 이름으로 첫 북 토크 행사를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책방경애가 문학의 도시 목포에 어떤 마중물 역할을 할지 큰 기대를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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