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스카이팜' 유영권 대표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보람..수익 적어도 후회없어"

작성 : 2025-03-16 09:30:01
6대째 고향 송정마을 지키는 토박이 농부
비닐하우스 2개 동에 방울토마토가 쑥쑥
공공급식센터와 사회적협동조합에 공급
[남·별·이]'스카이팜' 유영권 대표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보람..수익 적어도 후회없어"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 친환경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유영권 씨

황룡강이 지척에 흐르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대동 송정마을.

오랜 세월 강의 범람으로 옥토가 된 드넓은 들판에 비닐하우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3월 초순임에도 들판에는 강바람이 여전히 차갑게 느껴집니다.

송정마을에서 6대째 고향을 지키며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서 뚝심있게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스카이팜 대표 유영권 씨.

61살 유 씨는 비닐하우스 2개 동(800평 규모)에서 부인 임춘금 씨와 함께 방울토마토를 키우느라 분주하게 일손을 놀리고 있습니다.
◇ 비닐하우스 내부는 한여름 열기 후끈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한여름 열기가 후끈 느껴졌습니다.

실내 온도가 몇 ℃냐고 묻자 온도계를 보며 28℃라고 했습니다.

평균 25℃를 유지하는데 현재는 다소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보일러

석유 보일러를 가동해서 온도를 높이는데 낮에는 햇볕이 들기 때문에 날씨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고 합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지난 1월에 정식한 방울토마토가 제법 자라서 줄기마다 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벌들이 윙윙 소리를 내며 꽃가루를 모으느라 분주히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원예용 수정 벌통 2개를 들여놓았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벌들의 활동이 둔화된다고 알려줍니다.

수확 시기를 묻자 4월 중순쯤 될 거라고 답했습니다.

유 씨가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지는 올해로 4년째.

친환경농업은 무농약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병충해에 취약하고 상품성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무나 쉽게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 화분 수정을 위한 원예용 수정벌통
◇ 남들과 차별화 위해 친환경농업에 도전

하지만 유 씨는 과감하게 기존 관행농업을 포기하고 친환경농업에 도전했습니다.

남들과 차별화해 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고, 농업기술센터로부터 교육을 받고 보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 2개 동에 봄에는 방울토마토, 여름에는 애호박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첫해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애써 키운 작물 전량을 갈아엎어야 했습니다.

▲ 송정마을 비닐하우스 단지

합성농약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작물이 한번 병충해에 감염되면 속수무책입니다.

만일 농약을 사용하면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기 때문에 어렵사리 얻은 친환경인증이 박탈됩니다.

그렇게 첫 해 농사는 눈물을 머금고 적자로 마감했습니다.
◇ 첫해 농사는 눈물 머금고 적자로 마감

유 씨는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농업기술센터로부터 기술지도를 받아 이듬해부터는 순탄하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또한 궁극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을 넘어 유기농 농산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5년째 볏짚으로 토양 지력을 다지고, 미생물배양 작업을 벌이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송정마을 안내판

이곳에서 재배된 농산물은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아 학교와 관공서 등 공공급식센터에 우선 납품됩니다.

가격 면에서도 일반 농산물 대비 30% 높게 책정되는 혜택을 누립니다.

또한 광산구 관내 '지구농마을사회적협동조합' 등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일반 판매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산물로 얻는 연간 조수익은 방울토마토 3,000만 원과 애호박 2,000만 원을 합쳐 5,000만 원 가량입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 농자재 가격과 부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 궁극적으로 유기농 농산물로 나아갈 결심

유 씨가 이처럼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확신을 갖게 된 배경에는 '지구농마을 사회적협동조합(https://jigu.farm)'이라는 단체가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유 씨가 "돈보다는 건강한 먹거리와 탄소중립 등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친환경농업을 선택했다"며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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