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경찰의 유가족과 가해 당사자가 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40년 넘게 '가해자'라는 낙인 속에 살아온 피해 유가족들은 "명예회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광주에서 순직'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비석 앞에 한 남성이 국화꽃을 바칩니다.
1980년 5월, 전남도청 앞을 지키던 경찰관들에게 버스를 몰고 돌진해 사상자를 낸 배 모씨입니다.
42년만에 피해 경찰의 유가족들과 처음 마주한 배 씨는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 인터뷰 : 배 모 씨 / 버스 운전사
-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한 순간에 아버지를 잃었던 아들은 밀려드는 슬픔을 애써 누른 채 배 씨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 인터뷰 : 정원영 / 고(故) 정충길 경사 아들
- "당신이라고 그렇게 하고 싶어 했겠는가 하는 마음에 그저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
남편을 가슴에 묻은 아내는 경찰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자의 삶을 살아야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 인터뷰 : 박덕님 / 고(故) 정충길 경사 아내
- "광주 시민을 위해서 갔고, 학생들을 보호해 주려고 갔는데 (경찰관들이) 사람을 다 죽였다고 하니 이거 우리가 살 수가 없지요."
5·18 진상규명조사위는 현재 1980년 당시 투입됐던 군과 경찰에 대한 피해 조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피해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들은 사망자 27명, 부상자 250여 명입니다.
KBC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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