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다가 10억 원 가치의 중국 황실 도자기를 깨트린 황당한 사건이 고흥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어떠한 언론 취재에도 응하지 않던 피해자가 KBC와 만나 깨진 황실 도자기를 공개했습니다.
박승현 기잡니다.
【 기자 】
(cg)중국문화유산보호연구소가 600만 위안, 우리 돈 1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감정한, 명나라 시대 황실 도자기입니다.
명나라 동자상이 그려진 사각형태의 희귀한 도자기인데, 뚜껑 손잡이가 뚝 떨어져 나갔습니다.
고흥박물관 수장고를 압수수색하던 경찰이 거듭된 주의 요청을 무시하고 도자기를 한 손으로 뒤집어 들어올리다가 뚜껑이 바닥으로 떨어져 깨진 겁니다.
▶ 인터뷰 : 민종기(황실 도자기 소장자) / 한국고문화전승진흥원장
- "(경찰이) 가짜인 흔적을 찾아야겠다 하면서 한 손으로 들다가 떨어트렸으니 얼마나 제가 황당하고 답답했겠습니까."
당시 경찰은 가짜 도자기 의혹 수사를 위해 수장고를 찾았다가 사고를 냈습니다.
도자기 소장자가 강하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흥군도 경찰들에게 도자기 취급 방법을 사전에 안내하지도 않고, 위험천만한 압수수색 과정을 그저 팔짱을 낀 채 쳐다만 봤습니다.
도자기를 임대해준 소장자는 7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객관적 가액산정이 곤란하다는 점을 들어 손해배상 책임을 2천만 원으로 제한했습니다.
▶ 인터뷰 : 설주완 / 변호사
- "압수수색 과정에 고의나 과실로 인해서 압수수색물이 파손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진품 여부를 판단한다며 수사를 벌인 경찰이 정작 가짜 도자기는 찾아내지 못한 채 수억 원대의 중국 도자기를 파손해 막무가내 수사라는 불명예만 떠안게 됐습니다.
KBC박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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