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속에서도 기어이 봄은 무르익었습니다.
이번 주 광주 도심 곳곳에 벚꽃과 개나리, 라일락 등 색색의 봄꽃이 만개했는데요.
특히 하얀 구름처럼 길거리를 덮은 벚꽃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봄의 전령' 중 단연 으뜸입니다.
아쉽게도 벌써부터 꽃잎이 흩날리는 곳도 있고, 다음 주는 비까지 예보돼 있어, 벚꽃 구경은 이번 주말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렇다면 주말 도심 벚꽃 구경, 다들 어디서 하실 계획이신가요?
물론 어디를 가나 아름답게 핀 벚꽃인데요.
그래도 특별한 곳에서 감상하면 더욱 좋겠죠.
사진도 예쁘게 나오면 더욱 좋겠고요.
광주에서 벚꽃 명소로 이름높은 곳들은 이미 많지만, 상대적으로 입소문이 덜 난 3곳을 다녀와 봤습니다.
△"여의도 벚꽃길 부럽지 않아"..광주환경공단 옆 '유덕 둑길'
먼저 광주환경공단 후문을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출발했습니다.
환경공단 사업소를 우측으로 끼고돌면 곧이어 직선으로 600~700미터가량 뻗은 '유덕 둑길'이 시작되는데요.
이 둑길에 들어서면 별안간 길 왼편에만 피었던 벚꽃이 오른편에도 흐드러지면서 '벚꽃 터널'이 펼쳐집니다.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여의도 벚꽃길이 부럽지 않다는 생각까지 드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둑길은 아름다운 풍경에 비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이 매우 적어 한적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놀러 가는 곳마다 북적북적한 인파와 차량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더욱 끌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인적이 드문 길이지만 가로등이 곳곳마다 설치돼 있어, 저녁에 오면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 속에서 밤 벚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산책로가 별도로 조성돼 있지 않은 찻길인 만큼 보다 안전한 감상을 위해 차량을 이용해 방문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커피 한 잔 들고 거닐기 좋은 학운동 '배고픈 다리'
두 번째로 소개 드리는 벚꽃 명소는 동구 학운동의 홍림교, 일명 '배고픈 다리'입니다.
'배고픈 다리'라는 이름은 조선시대에 유래된 이름인데요.
당시 광주 목사 김방을 잡기 위해 출정한 관군이 이곳에서 배고픔을 달래며 날을 지샜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오래된 다리인데요.
다리 밑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양 옆으로 늘어선 벚꽃 나무들도 굵고 풍성한 꽃망울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수면 위로 드리워진 벚꽃의 황홀한 모습에 지나가는 행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들고 눈앞의 풍경을 담기 시작하는데요.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이 아름다운 벚꽃길은 700~800m가량 뻗어 있습니다.
화창한 날씨 속, 커피 한 잔을 들고 벚꽃길을 따라 거닐면 봄의 한 가운데에 와 있는 기분이 들 것 같네요.
다만, 인도가 좁은 만큼 통행에 주의하시면서 구경하시면 좋겠습니다.
△풍류 시인이 부럽지 않아..벚꽃 둘러싸인 '만귀정'
만귀정은 광주광역시문화재자료 제 5호로 지정된 문화재이기도 한데요.
이 사각의 정자는 연못에 세워져 있어 조그만 크기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합니다.
봄에는 화사한 벚꽃이 구름처럼 정자를 둘러싸며 운치를 더하는데요.
따스한 봄바람이 잦아들면 수면에 벚꽃이 그대로 비춰지며 꽃 구경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정자는 습향각과 묵암정사 등 2개의 정자와 나란히 세워져 있어, 다양한 위치와 각도에서 꽃구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만귀정과 계단으로 이어져 있는 습향각은 연못 한가운데 위치해 꽃을 배경으로 한 인생샷을 찍기에도 적합한 장소죠.
정자에서 꽃구경을 즐긴 뒤에는 인근의 한옥카페에서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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