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30년 외길 미점 산수화의 에너지 다지는 작업
- 30년 넘게 수묵을 지켜온 힘
"그러니까요. 그래서 많이 그냥 다 쉽게 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 수묵 하는 작가들한테 애정을 가진 것도 그런 이유예요. 진짜 힘들게 힘들게 그림을 그리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고 하는 정신인 것이죠. '수묵 정신'을 지켜가는 화가로서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이지요."
- 인물화 작품
"먼저 올해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기인데 그동안 그려본 게 없어서 한 번 김대중 대통령 초상을 그려 봤습니다. 전면에 김대중 대통령이 문서에 서명하는 측면의 모습을 그리고 그 뒤로 좀 더 작게 다양한 스토리가 담긴 사건들을 파노라마로 그렸습니다. 옥중생활과 납치사건, 남북정상회담 등 김대중 대통령이 겪고 이룩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수묵과 채색으로 그렸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다른 사업에도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 김홍빈 대장도 그렸던데.
"네. 산악인 고 김홍빈 대장을 그렸습니다. 그분의 도전정신과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뭉클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분 초상화식으로 그린 것이 있습니다. 작품 '산이 된 남자'는 히말라야 고산 준령을 화면 상단에 배치하고 그 앞에 당당히 서 있는 김 대장의 모습을 수묵담채로 그렸습니다."
-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지
"없죠. 전혀 없어요. 그냥 기사로만 봤는데 그 내용들이 광주의 산악인이라고도 하고 인간적으로도 좋은 평을 받으시고 그래서 한번 그려보고 싶다 해서 그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등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인물 초상화로 그렸습니다."
◇ 불확실성과 동시성의 양자역학 관심
- 비구상적 작품
"제가 최근에 양자 역학에 갑자기 좀 관심이 있어가지고 그쪽을 보다가 실경 수묵 산수는 하고는 전혀 다른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마치 우주에 떠 있는 것을 보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하는 질문을 듣기도 합니다. 전시 포스터 대표작은 무등산 실경 산수여여 수묵 일색으로 전시하나 생각들 한 것 같아요."
- 양자 역학은 어떻게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 계신 분이 이쪽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그동안 잘 몰랐던 물리의 세계 중에 하나가 양자 역학인데 제가 그리고자한 것은 불확실성의 것과 동시성, 그러니까 전자가 입자와 파동이 동시에 존재하는 거잖아요. 그게 인간도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 수묵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 모든 게 세상의 모든 것은 의도와 우연히 함께 이렇게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묵도 그러잖아요. 내가 의도를 갖고 그리려고 해도 먹은 다시 종이하고 만나면서 항상 새로운 우연을 만들어 내고요. 그런 게 조금 또 관심 있었고 또 형상에 있어서도 계속 실경 산수만 하다 보니까 새로운 것에 흥미가 생겨서 이번에 한번 해본 거예요."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이게 리얼한 돌덩이를 보여주는데 부유하는 돌덩이지만 밑에 또 나무, 숲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흐릿하게 아스라이 우주의 상상력을 준 느낌도 있으면서 진짜 여러 가지 얘기가 있습니다."
◇ 중력에 대한 의심 감성적으로 표현
- 화면 중심의 돌은 무슨 의미인지
"중력에 대한 의심이죠. 중력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 것이고 그다음에 그 안에는 두 가지가 있거든요. 숲 같은 것이나 돌은 굉장히 꼼꼼하게 그렸잖아요. 근데 배경은 굉장히 감각적으로 그렸거든요. 제가 원래 감성적인 것을 잘 못해요, 근데 그걸 한번 시도해 본 거죠. 그러니까 시원하긴 하더라고요."
- 이 작품의 의미
"제 시선이 우주로 확 확대돼 버린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주를 본 건 없지만 또 상상하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그걸 어떻게 형상화시킬까에 대한 부분으로 시작한 것 같아요."
- 중력과 숲을 설명한다면
"사실 시작은 그 숲에 조형적인 것에 관심이 생겼었거든요. 그래서 숲이 모여 있는 그 조형이 참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숲만 몇 번 그렸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문득 양자역학 중력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게 돌이 떠 있으면 어쩔까 상상해 본겁니다. 그래서 돌을 숲 위에 한번 부유하게 해본 거거든요. 서로 다른 게 동시에 존재하는 어떤 그런 상황을 상상한 겁니다. 아무튼 그런 식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 작품 '낯선 바다'에 대해
"잔잔한 바다 수평선 위에 떠 있는 것은 현무암입니다. 그것이 꼭 구름처럼 느껴져 가지고 거기에서 비가 내리는 것도 있거든요. 그게 우리 오행에서 금생수하고 해가지고 물이 돌에서 나온다는 그런 얘기가 있잖아요. 그렇게 바위에서 물이 내려올 수도 있겠구나하는 그런 상상도 해보고 그렸습니다."
※ 한국화가 최진우
전남 순천 출생으로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미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19는 첫 개인전 '휴(休)-다시 보는 무등산', 2009년 '탐(探)-진경을 찾아가는 힘겨운 걸음', 2010년 '답(踏)-발로 찾은 무등산' 등 개인전을 가졌고, '전통과 형상전'을 비롯 '평면연구회전', '신춘정담전', '전남대 개교 60주년 기념전', '일송일매오류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러브시티2525', 'JARA전' 등 단체전에 참가했습니다.
수상경력으로는 2004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장려상, 2011년 조선대 우수지도자상이 있습니다.
전남대와 조선대 미술학과 강사를 역임했으며, 저서로 '교육과정 중학교 미술교과서'와 '시각문화교육 관점에서 쓴 미술교과서'(공동집필) 등이 있습니다.
현재 광주민족예술인총연합회, 광주민족미술인협회, 전통과 형상회 회원이며 광주예술중학교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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