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받은 농업회사들이 적자 경영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경매에 넘어갔단 보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농업회사에 지급된 보조금 집행 내역을 살펴봤더니 허술한 집행이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사지 않아도 될 수억 원의 장비를 구입하고, 성과 없는 기초 연구에 보조금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정작 중요한 가공 식품 개발에는 보조금을 쓰지 않은 엉터리 경영을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
인력과 예산이 없어 농축액 공장 가동을 중단한 광양 빛그린매실주식회사.
67억 원의 사업비 집행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브랜드 개발 육성 사업비 1억 3,000만 원은 7개 사업으로 쪼개져 5개 업체에 지급됐습니다.
수의 계약이 가능한 2,200만 원 이하로 쪼갠 것으로 의심 가는 대목입니다.
업체 관계자는 사업이 쪼개진 뒤 이사들이 서로 자신이 추천하는 업체가 선정되도록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 : 빛그린매실주식회사 관계자
- "업체에 이사장하고 친한 사람이 있잖아요. 물고 들어오는 것이죠. 그래서 다소 반대를 하긴 해도 그 사람들도 결정이 나면 도리가 없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이사회 할 때마다 조용하게 넘어가는 일은 없었어요. "
매실 기초연구에도 헛돈을 썼습니다.
매실과 당뇨 연구에 6,000만 원을 썼지만 의미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잘 알려진 매실 효능을 연구하는데도 2,700만 원이나 썼습니다.
정작 가장 중요한 가공품 개발 사업은 계획만 세워놓고 예산을 쓰지 않았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홍보비로 1,243만 원을 쓰고 12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엉터리 예산 집행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싱크 : 광양시 관계자
-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면 이런 제품 개발에 투자가 됐을 텐데 비정상으로 운영이 되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 사무국 직원들도 몇 차에 걸쳐서 다 사퇴를 해버릴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어요. "
진도 청정푸드밸리는 대파 탈피기 16대를 12억 3,100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공장 내 공간이 부족해 10대만 설치하고, 6대는 가동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파 탈피기의 작업량은 수작업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됐고, 계약 관련 서류는 현재 찾을 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박영상 / 전 진도군의원
- "대파 탈피기에 대해 공모를 한 바가 없고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해서..그리고 그에 대한 이사회 결의나 구체적 매입 결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흥 유자 농업회사는 오폐수처리시설과 저장창고를 짓지 못해 공장 가동이 멈췄습니다.
돈이 없다는 이유에서인데 연구와 홍보 등에는 19억 4,000만 원이나 썼습니다.
수천만 원을 들여 제작한 포장 용기와 로고는 사용도 못하고 수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 싱크 : 고흥군 관계자
- "현재 (자립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통합법인이라든가 다른 단체 공고를 통해서든 모집을 해서 대행 운영할 방법도 저희가 생각하고 있어요. "
정부나 지자체에서 받은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면밀한 검토 없이 쌈짓돈처럼 사용하면서 농업회사들이 부실의 늪에 빠졌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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