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오월어머니의 노래 〈엄마 안 보고 싶었어〉

작성 : 2022-05-14 19:13:14

사업이 어려워진 부모님 걱정에 상고에 진학했던 기특한 막내 아들.

광주상고 1학년이던 문재학 군은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계엄군에 분개하며 전남도청으로 항했습니다.

'여자와 고등학생은 돌아가라'는 시민군 대책위의 권유에도 1980년 5월 27일 문 군은 최후항쟁이 벌어진 전남도청에 끝까지 남았습니다.

결국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주검으로 돌아온 문 군.

어머니 김길자 씨는 "설마 고등학생에게까지 총을 쏠 줄은 몰랐다"며 자식을 잃은 애끊는 심정을 노랫말에 담았습니다.

김길자 씨 등 5·18 이후 가족을 가슴에 묻고 청춘을 던진 오월어머니들은 오는 1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2에서 각자의 사연을 담은 개인곡 15곡과 합창곡 '5·18 어매' 등을 직접 선보일 예정입니다.

〈엄마 안 보고 싶었어〉
재학이가 중학교 3학년 때 상고를 지망하고 혼자서 접수하고 왔어.
참, 어른스러웠제.
17살 고등학생이 된 재학이는 하복을 맞춰 놓고 입어 보지도 못했어.

은행원이 되어서 엄마 호강시켜 드릴거야.
내가 옷 때깔이 좋아 하복 입으면 멋있었을 텐데.

친구가 죽어 장례를 치르고 온다 했는데,
설마 그 어린 애한테 총을 쏠 줄은 생각도 못했어.
징한 놈들이제.

이럴 수는 없잖아요.
군홧발에 짓밟히는 꽃잎들.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서 손 잡고 집으로 가겠어요.

재학아 집에 가자.
계엄군이 쳐들어 온단다.
막차를 타고 돌아갈게요.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어.

7시 막차가 떠났어요.
집에 못 가겠어요.
사람들에게 얘기하세요.
내 아들은 폭도가 아니라고.

재학아 집에 가자.(군홧발 소리 가까워져요.)
계엄군이 쳐들어 온단다.(숨쉴 수 없어요.)
막차를 타고 돌아갈게요.(무서워요, 살고 싶어요.)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어.(엄마, 이젠 안녕.)

엄마는 오래오래 우리 아들 자랑을 할 거야.
그리고 천국에서 만나자.
그때 널 보면 뭐라고 하지?
"재학아! 엄마 안 보고 싶었어?"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