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 황룡강 장록교-송정1교

작성 : 2025-02-24 09:33:06
조선시대 나주에서 광주로 오는 길목
송정1교는 열차 매니아들의 인기 포토존
범람한 습지 '수생 생물들의 놀이터' 변모
강물 위를 나는 물새들의 힘찬 날개짓 '봄기운 물씬'

▲ 개울물처럼 흐르는 황룡강 지류

황룡강은 좌우 양편에 도산동, 평동, 장록동을 두고 장록습지 사이를 유유히 흐릅니다.

보행자를 위해 뚝방을 따라 설치된 데크길은 장록교 4거리에서 끊긴 다음 다시 직선으로 뻗어갑니다.

이 데크길은 도시철도 평동역으로 이어지다가 철교(황룡교)에 막혀 멈추게 됩니다.

장록교를 건너 반대편 뚝방 장록마을 입구에 이르니 '평동자율방범대'라는 큼직한 간판이 걸린 방범초소가 반가이 맞아줍니다.

▲ 장록마을 입구를 지키는 '평동자율방범대'

◇ 옛 문헌 나주목 평리면 장록촌으로 기록
장록동은 예전 전남 나주에 속한 땅으로 1789년 '호구총수' 문헌에 나주목 평리면 장록촌으로 나옵니다.

김해 김씨·인동 장씨·장수 황씨 등이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마을을 지켜온 3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오랜 역사를 말해줍니다.

이 마을은 나주에서 광주로 오는 길목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지방에 파견되는 관리나 상인 등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장록원(院)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강둑에서 나주 방향을 바라보니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4개가 잇따라 겹쳐 보입니다.

가장 가까이에 평동역으로 이어지는 광주지하철 전용교량 위로 지하철이 수시로 오가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그 옆으로 호남선 KTX 전용교량이 평행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때마침 ITX-새마을 목포 ~ 용산 열차가 빠르게 지나갑니다.

가끔 디젤기관차가 저유탱크와 화물칸을 긴 꼬리처럼 매달고 힘겹게 다리 위를 지나갑니다.

▲ 평동역을 향해 황룡교를 지나는 광주도시철도 열차

◇교량 4개가 잇따라 겹쳐 보이는 '사진 명당'
또 그 너머에는 송정1교와 송정2교가 가설돼 자동차들이 송정동과 동곡동으로 쉴 새 없이 황룡강을 넘나듭니다.

4개 다리 중 송정1교는 말 그대로 송정에서 가장 먼저 가설된 다리입니다.

현재의 다리는 길이 434m, 폭 29.8m, 규모로 2015년 12월에 새로 준공된 다리입니다.

이전에 있었던 좁은 시멘트 다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폭을 넓혀 새로 가설했습니다.

특히 송정1교는 건너편 철교를 지나는 열차를 촬영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여서 열차 전문 사진영상 작가들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니 잡풀 사이로 새들이 머문 흔적이 보입니다.

새들은 강에서 그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사계절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치고 있는 나무들

◇ 철새들과 갈대와 수풀로 우거진 생태계
이 지점에서 황룡강 강물은 인색하지 않게 흐렁흐렁 흐르고 있습니다.

강물이 범람한 자리마다 웅덩이 같은 습지가 만들어져 새들과 수생생물들의 아지트를 이루고 있습니다.

드넓은 둔치에는 여러 수종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과수원이나 수목원 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 산책로를 걷는 시민

철새들과 수생 나무, 갈대와 수풀로 우거진 생태계가 펼쳐집니다.

억새 풀숲과 모래톱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거무튀튀한 나무들, 실버들 수양버들 모두가 정겹게 얽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산책로 옆에 성황당같은 돌무더기가 눈길을 끕니다.

아마도 공공근로 작업자들이 하천 정비를 하면서 산책로 주변 돌들을 모아 쌓아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돌탑을 세우듯 정성스럽게 쌓아놓은 모양새가 정원사의 손길처럼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 호남선 KTX 전용교량

◇ 황룡강의 하루는 느리게 흘러가고…
수로(水路) 주변 드넓은 강변이 마치 들판처럼 아득하게 멀게 느껴졌습니다.

군데군데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를 허공에 뻗치고 따뜻한 햇살에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강바람은 아직 차갑게 살갗에 와 닿습니다.

강물 가까이 내려가니 물가에 제법 큰 돌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물새들이 강물을 거슬러 헤엄치며 평화로운 오후를 유영하고 있습니다.

4개 교량 위를 수시로 오가는 기차와 차량들의 분주한 행렬과 대비를 이루며 황룡강의 하루는 느리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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