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에 며칠간 폭우를 쏟아낸 제5호 태풍 '독수리'의 비구름이 동북 지역으로 옮겨갔습니다.
중국 당국의 구조와 구호 활동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2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독수리의 상륙 이후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에 70여 시간 쏟아진 집중호우는 잦아들었습니다.
이날 오전부터 베이징 베이징 중심부 등에는 다시 맑은 날씨가 돌아왔습니다.
1일 오전 9시 기준, 허베이성 싱타이시의 누적 강수량은 1,003㎜를 기록했습니다.
평년이라면 두 해에 걸쳐 내릴 비가 단 이틀 만에 쏟아졌습니다.
베이징시 기상대는 이번 집중호우로 나흘간 베이징 지역에 지난 140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비가 한 번에 쏟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 서북부 창핑(昌平)구는 베이징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창핑에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부터 이달 2일 아침 7시까지 744.8㎜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창핑의 종전 지역 최대 강우량은 지난 1883년 7월의 510.3㎜(일주일 합계)와 1891년 7월의 609㎜였습니다.
기상당국은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가 동쪽의 아열대 고기압과 남동풍, 북부의 산지 지형으로 인해 내륙에 오래 머물면서 이번 집중호우를 야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집중된 비로 인명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1일 오후 기준, 베이징에선 11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습니다.
허베이성에선 사망자 9명과 실종자 6명이 발생했습니다.
베이징에선 서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4만 4,673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허베이성에서도 87개 현에서 54만여 명이 폭우 피해를 당했습니다.
북부 지역의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불어난 강물로 홍수가 발생한 곳에선 아직 고립된 주민이 많습니다.
허베이성에서 특히 피해가 컸던 줘저우시에선 다수의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500여 가구, 2천여 명이 사는 줘저우시 마터우진 줘퉁촌에선 대부분의 집이 침수됐습니다.
일부에선 마을 차원의 사전 대피도 없어 피해가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을에 고립된 주민들은 각자 건물의 상층부에 올라가 언제 올지 모르는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조당국은 지금까지 약 8천여 명의 인력과 헬리콥터, 구명보트 등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편 비구름이 이동한 헤이룽장성 동남부와 지린성 중동부에서도 국지적으로 폭우가 내릴 수 있어 중국 당국은 추가 피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남쪽에서 접근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이 곧 중국 동남부 푸젠성과 저장성 해안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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