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하늘의 제왕'으로 불리는 독수리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월동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추위와 굶주림에 온갖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상환 기잡니다.
【 기자 】
수확이 끝난 논바닥에 독수리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종종걸음으로 장난을 치다가도 먹이 앞에서는 2미터가 넘는 날개를 펄럭이며 날선 경쟁에 나섭니다.
주로 휴전선 부근에서 겨울을 보내지만 먹이 경쟁에서 밀린 어린 독수리들이 순천만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먹이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강나루 / 순천만습지 생태해설사
- "성체들에 밀려서 남부지방으로 온 개체가 많은 것 같고 철원 지역에도 결국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남부지방까지 이동하지 않나 싶습니다."
먹이가 부족하다보니 다치거나 죽는 독수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 겨울 전남에서는 다치거나 농약에 중독된 독수리 7마리가 구조됐습니다.
이 중 2마리가 폐사했고, 1마리는 회복이 불가능해 안락사됐습니다.
▶ 인터뷰 : 현용선 / 수의사
- "겨울철에 먹을 것이 모자라서 탈진하거나 잘못 먹어서 농약 중독이 되거나 또 전선에 부딪혀서 날개가 부러진 개체들은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 후 방사하고 있습니다. "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가 구조센터의 단골손님이 될 정도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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