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조선시대 생활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순천 낙안읍성에선 벌써 겨울 채비가 한창입니다.
낡은 초가지붕에 새 볏짚을 깔아 겨울을 준비하는 이엉 잇기가 옛 방식 그대로 이어지면서 낙안읍성의 가을 풍광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빛바랜 초가지붕이 새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합니다.
가을걷이 후 바짝 말린 볏짚을 한 겹 한 겹 정성스레 두르고, 새끼줄과 대나무로 단단히 고정해 줍니다.
어느새 모양을 갖춘 초가지붕, 아침부터 꼬기 시작한 용마름을 꼭대기에 올려주면 이엉 잇기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대여섯 명의 작업자가 하루 한, 두 채 밖에 완성하지 못할 정도로 고된 수작업이지만 전통 방식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송광섭 / 이엉 잇기 작업자
- "초가지붕 작업을 10년 배우고 있는데 (작업자들이) 연로하시다 보니 안전이 제일 문제고 또 이렇게 전통을 이어간다는 자부심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엉 잇기는 예부터 동네잔치가 펼쳐질 정도로 마을의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잔치 풍경은 사라졌지만 말끔해진 초가지붕에 낙안읍성 주민들은 마음이 든든합니다.
▶ 인터뷰 : 유재신 / 낙안읍성 주민 가족
- "좋죠. 모처럼 지붕도 이고 겨울나기 좋게..이런 날이면 기분도 좋고 서로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니 참 기분 좋습니다."
이엉 잇기를 해야 할 낙안읍성의 초가집은 270여 채가 넘습니다.
▶ 인터뷰 : 최희섭 / 낙안읍성지원사업소 사업팀장
- "낙안읍성 초가잇기 지원사업은 금년 9월부터 시작해서 내년 2월까지 사업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관아동 78동과 민가동 198동에 대해서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 옷을 입은 초가지붕이 곳곳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면서 낙안읍성의 가을 정취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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