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 플랫폼이 콘텐츠 시장의 지형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YouTube Official Blog는 재생 속도를 이용하는 사람들 중 3배속, 4배속 재생 속도를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말한다.
배속 시청 외에도 영상을 10초 단위로 넘기며 빠르게 시청하거나,
유튜브 등에 올라온 ‘하이라이트 클립, 요약본’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다.
“왜 요즘 세대는 영화나 영상을 빨리 감기로 재생하면서 볼까?“
이제 사람들은 “영화를 감상한다”라는 말보다 “콘텐츠를 소비한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작품이 콘텐츠로, 감상이 소비로 변화한 것.
문화, 영상 제작업계 사람들은 이를 개인의 취향이 아닌 거대한 사회적 변화라고 말한다.
① 한 편의 영상, 영화를 보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시절이 아니다.
OTT를 이용하면 내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들어가서 볼 수 있는 콘텐츠 종류와 양이 방대해졌다.
② 그 와중에 사람들은 더욱 바빠졌고, 작품마다 신경써서 볼 시간도 없다.
신중하게 골랐다 시간만 날릴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가성비’를 찾기 시작했다.
③ 제작자들도 이런 변화에 반응해 장면, 연출로 표현하기보다
대사나 자막으로 설명하는 영상을 만드는 추세다.
시청자들은 대사와 자막만으로도 상황을 알 수 있어 풍경만 나오는 장면은 부담 없이 건너뛴다.
④ 심지어, 먼저 콘텐츠를 보고 볼 만한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뉴스레터까지 생겨나고 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심리까지 더해져,
효율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빨리 감기 버튼은 ‘치트키’가 됐고,
실패하면 안 된다는 압박이 영상을 보는 순간에도 작용하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다.
이런 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정해진 속도에 맞춰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는 것은 창작자의 의도에 어긋난다며,
‘디즈니플러스’는 배속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비판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많다.
"책을 읽을 때 속독과 정독 등 다양한 방식이 있듯 영상 콘텐츠 소비도 마찬가지"라는 것.
사람들에게 느긋하게 영상을 감상하라고 요구한다면 시대착오적일까?
최근 ‘심심한 사과’ 표현 등으로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가 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출처 : 경제협력기구(OECD) 2021년 ‘피사(PISA) 21세기 독자 :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교사가 꼽은 문해력 저하 원인 1위는
‘맥락을 이해하는 등 노력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된 디지털 환경‘이라고 봤다.
(출처 : 한국교원단체총연합 설문조사, 전국 초중고 교사 1152명 대상)
시대의 거대한 변화와 흐름을 기성의 관점에서 마냥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문화가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한 우리 모두의 고민은 필요하겠다.
그럼 오늘 ‘핑거이슈’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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