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하차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주자로 본격 등판하면서 청년층과 흑인,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표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기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으로 여겨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겐 '인색'했던 이들 유권자층이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더 높은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25일(현지 시간)까지 발표된 최근 미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행보를 시작한 이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2∼3%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막상막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34살 이하 젊은 층 유권자들과 흑인, 히스패닉계 등 소수인종의 지지율입니다.
이 유권자층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되는 데 힘을 실어줬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상당 부분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으로 대선 주자가 교체되면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모습입니다.
CNN 방송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발표 이후인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8∼34살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7%,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전인 지난 4월과 6월 CNN이 같은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18∼34살 유권자의 4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42%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는데 지지율이 역전된 것입니다.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층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이던 시절보다 지지율이 약 6∼8%p 높았습니다.
이전 여론조사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 70%, 트럼프 전 대통령 23%였지만, 이번엔 해리스 부통령 78%, 트럼프 전 대통령 15%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히스패닉 유권자층에서도 과거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41%)이 트럼프 전 대통령(50%)에 비해 낮았지만, 이번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 47%, 트럼프 전 대통령 45%로 나타났습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22∼24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젊은 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가 두드러졌습니다.
NYT가 지난달 초 실시한 조사에서 18∼29살, 30∼34살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각각 40%였습니다.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8%, 50%로 더 높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18∼29살 56%, 30∼34살 46%로 올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38%, 47%로 전보다 줄었습니다.
히스패닉계 유권층에서도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50%)에 밀렸지만,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은 57%로 트럼프 전 대통령(38%)을 앞섰습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제너레이션랩과 함께 한 여론조사에서도 젊은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악시오스가 2월 실시한 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52%,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였습니다.
이달 22∼24일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60%로, 40%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훌쩍 앞섰습니다.
이처럼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으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다시 모이는 것이 수치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반등의 가능성을 만들었다는 데 반색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이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부통령의 주자 교체 후 젊은 층, 흑인,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지지율 변화를 두고 '중요한 숫자'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WP는 이들 세 그룹이 민주당 후보 교체 이전에 가장 문제가 됐다면서, 수십년간 상당한 차이로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땐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노년층과 백인 유권자층에서는 상충하는 결과도 있어, 해리스 부통령이 청년층과 유색인종의 지지는 얻고 노년층·백인 유권자의 지지는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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