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에는 흙속에 자석을 대면 시커먼 철가루가 붙어 '쇳가루 마을'로 불리는 여수 온동마을이 있습니다.
2백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26명이 암이나 희귀질환으로 숨졌다는 주민들의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지난해 환경부가 조사에 나섰는데요.
KBC가 단독으로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온동마을 환경보건평가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조사결과 주민들 몸에서는 카드뮴과 수은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주민들의 생체 카드뮴 농도는 1.71(㎍/g Cr)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된 전국단위 조사보다 4.3배나 높았습니다.
수은 농도는 0.62(㎍/g Cr)로 전국단위 조사의 2배를 기록했습니다.
마을에서 재배한 깻잎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습니다.
납은 우리나라 엽채류 허용기준(0.3mg/kg)을 초과했고, 수은과 카드뮴은 허용기준 미만이지만 국내 유통 채소류보다는 높았습니다.
온동마을의 대기 중 중금속 농도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환경부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영향으로 추정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포스코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생체 노출 값들이 전국 대비 높게 나온 부분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금속이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건강 지표도 이번 조사 결과에 포함됐습니다.
건강검진에 참여한 86명 중 7명은 갑상선 호르몬에서 이상 수치가 발견됐고, 10명은 암진단법으로 불리는 암태아성항원 검사에서 정상 수치를 넘겼습니다.
지속적인 조사와 함께 주민 이주 등의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광양제철소의 환경오염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사안인 만큼 포스코가 지자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묘도의 납, 크롬, 니켈, 카드뮴 농도는 모두 대기환경기준 또는 목표수준 이내로 유지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온동마을에 대한 환경부 조사 결과를 받아보지 못했다며 자료를 받은 후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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