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병사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군사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려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19일(현지시간) 독일 매체에 따르면 독일 서부 슈팡달렘에 있는 미 공군기지 군사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26세 미군 병사에게 배심원 평결을 거쳐 지난 11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지난해 8월 기지 인근 도시 비틀리히의 지역축제장에서 28세 남성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초동수사 이후 사법절차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둔군 지위협정에 따라 미 당국이 맡았습니다.
피고인은 사건 이튿날 독일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으나 배심원단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경찰에 진술하지 않으면 밤새 구금돼야 한다는 '위협'을 느꼈다는 피고인 주장에 따라 자발적 진술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시된 증거는 사건 당시 관련자들이 취해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과 미군 병사의 신발에 피가 튀었다는 간접 증거뿐이었다고 독일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전날 오후 슈팡달렘 공군기지 앞에서는 약 800명이 '독일은 어디 있나'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비틀리히 시장 요아힘 로덴키르히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답을 받지 못한 피해자 가족에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페테르 프리첸 독일 트리어 검찰청장은 "나토 주둔군 지위협정에 따라 미국 군사법원 판결 이후 절차를 독일 검찰이 다시 맡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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