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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보다 티빙·웨이브 등 국내 OTT들이 유료방송 이용을 빠르게 대체해 타격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15일 한국엔터테인먼트학회논문지에 실린 'OTT 서비스와 유료방송 이용 간 관계에 관한 연구'(이선미 KT 연구원)에 따르면 OTT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유료방송 이용과 OTT 이용 간 이미 대체 관계가 형성된 상황입니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 제공되는 OTT 중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웨이브·티빙·유튜브·쿠팡플레이 등 6개 서비스가 IPTV·케이블방송·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했습니다.
데이터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23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를 활용했으며 다중회귀분석과 로지스틱회귀분석 등을 사용했습니다.
연구 결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유튜브의 경우 IPTV·케이블방송·위성방송 등 모든 유료방송 가입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를 이용할 확률은 IPTV·케이블방송·위성방송 가입자들이 유료방송 비가입자보다 낮았습니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위성방송 가입자가 유료방송 비가입자 대비 이용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이 연구원은 "이는 국내 미디어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콘텐츠 간 유사성이 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넷플릭스 등은 오리지널 콘텐츠 모두를 자사 플랫폼에 독점으로 제공해 서비스를 차별화했으나 웨이브는 자사 제작 콘텐츠를 지상파와 동시 방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글로벌 OTT는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를 보유했으나 국내 OTT는 대부분 국내 콘텐츠로 구성돼 기존 유료방송과 유사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원은 국내 OTT들이 유료방송을 빠르게 대체하게 되면 연쇄적으로 주문형비디오(VOD), VOD 광고, 실시간 채널 광고 등 콘텐츠 유통창구 매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나아가 OTT와 유료방송 간 본격적으로 경쟁 관계가 형성돼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커팅' 현상이 가속할 경우 유료방송의 주 수익원들이 감소하면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성장 자체를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 이슈와 관련해서도 "합병 후 전략에 따라 유료방송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도 달라지겠지만 이미 티빙과 웨이브 모두 유료방송 대체 현상이 시작돼 합병 후 이러한 추세는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현재 국내 OTT 성장 집중 정책은 전체 미디어 생태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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