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영암의 한 축산 업체에서 일하던 20대 네팔 출신의 이주 노동자가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는데요.
업체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동료 직원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조경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영암의 한 공장형 돼지농장입니다.
지난 22일 새벽 이 업체 기숙사 인근에서 26살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스탠딩 : 조경원
- "A씨는 네팔 국적 이주노동자로, 이 업체에서 일한 지 6개월가량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가 숨진 사실이 알려지자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업체 생산 팀장인 네팔 국적 30대 B씨가 A씨에게 술과 담배를 강요하고 폭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겁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불과 3시간 전까지 B 팀장이 식당에서 A씨를 혼내는 걸 직접 봤다는 직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동료 직원(음성변조)
- "밤 10시까지 그 직원에게 "너희들이 제대로 일 안 하니까 사장님이 나를 혼낸다. 그러니까 내가 너희를 혼내는 거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걸 봤습니다."
한국인 사장은 5년 전 B 팀장을 고용했고, 네팔인 직원 16명을 포함한 이주노동자 관리와 통역을 맡겼습니다.
A씨의 동료들은 사장의 신임을 받는 B 팀장의 괴롭힘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작업이 맘에 안 든다며 밤에 불러 다시 일을 시켰고, 화장실로 맘대로 못 가게 했으며, 말을 듣지 않으면 감시 카메라가 없는 공간으로 데려가 폭행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업체 측은 A씨의 죽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직장 내 괴롭힘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해당 업체 사장(음성변조)
- "그 주장은 다 허위고요. (B씨는) 누구보다 정직하고 자기 업무를 정확하게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절대 뭐 폭언을 한다거나 폭행했다거나 전혀 없었습니다."
이주노동조합은 노동자 전원에 대한 사업장 변경을 업체에 요구했고, 관계 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과 노동 당국도 고발장을 접수받는 대로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살펴볼 방침입니다.
KBC 조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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