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 포기하며 간척 동의했지만"..소작농 몰린 농민들

작성 : 2021-10-30 19:13:40

【 앵커멘트 】
1980년대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간척사업을 통해 농지를 늘렸습니다.

해남군 산이면 주민들은 당시 간척 농지를 나눠준다던 정부 약속을 믿고 생업이던 어업을 포기하면서까지 간척사업에 동의했는데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여전히 소작농 신셉니다.

정경원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추수가 한창인 해남군 산이면의 논입니다.

농민들은 간척사업을 통해 조성된 이 농지를 1년에서 5년 단위로 임대해 경작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20년이 넘도록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원성입니다.

생업이던 어업을 포기하고 간척사업에 동의했던 건 간척 농지를 가구당 9천 평씩 주겠다던 정부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 등 문서로 남아있는 건 없습니다.

이후 정부는 농지를 분양하지 않고 임대로 운영하면서, 주민들은 영농법인들과의 경쟁을 거쳐 농사를 짓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영농법인은 30년 장기임대를 받은 반면, 농민들은 매번 농지를 임대할 수 있을지, 어느 농지를 임대할 수 있을 지 몰라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박진규 / 해남군 산이면 이장단장
- "주민들이 직접 논도 관리하고 모든 것을 관리해야 논도 좋게 (유지)되는데 계속 2년에 한 번씩, 1년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짓다 보니까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항시 불안해 하죠."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가 주민들에게 간척 농지를 나눠주기로 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선을 긋습니다.

간척 당시와 달리 지금은 쌀이 남아돈다며, 간척지는 정부 정책에 맞춰 활용 방안을 찾아가겠다는 입장입니다.

▶ 싱크 :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정부가 생각하는 산업용지로 쓸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다른 걸로 쓰고 이렇게 돼야 하지 사유화 시키면 문제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임대로 운영)하는 겁니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맞춰 인근 기업도시에 산단 전체에 필요한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시범단지가 조성된 상황.

주민들은 이곳에도 거대한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 임대할 수 있는 농지마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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