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1990년대만 해도 여름철 필수품으로 인기를 누렸던 왕골 돗자리가 요즘은 보기 조차 어렵습니다.
냉방기기에 밀리면서 수요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데요.
하지만, 여전히 5대째 가업을 이으며 500년 전통의 함평 왕골 돗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인 부부를 고익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완초라고도 불리우는 왕골 주산지로 이름난 함평군 월야면의 한 경로당.
무더위에도 이른 아침부터 모인 어르신들의 손길이 바쁩니다.
새벽녘에 베어온 왕골의 껍질을 벗겨내고 잘게 쪼개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렇게 다듬어져 말리기까지 모든 과정이 손으로만 이뤄지는 고된 작업의 연속입니다.
대부분 반백 년 넘게 왕골을 만져온 어르신들은 집집마다 돗자리 짜는 소리로 가득 찼던 예전이 그립기만 합니다.
▶ 싱크 : 고양금 / 86세 / 작업경력 65년 / 함평군 월야면
- "(옛날에는) 팔 데도 많았고..(왕골돗자리) 팔아서 자식들 다 잘 가르치고 (좋았죠)"
이어지는 돗자리 짜기는 5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국내 유일의 왕골 돗자리 장인인 정일범ㆍ김용남씨 부부의 몫입니다.
기계에 왕골을 넣은 작업은 온종일 매달려도 겨우 돗자리 두장이 만들어질 뿐입니다.
그야말로 고달픈 작업입니다.
▶ 인터뷰 : 정일범 / 74세 / 함평 왕골돗자리 장인
- "왜 하려는 사람이 없나면 연중 계속 팔려나가야 하는데 여름 한철 팔리다 처서 넘어가면 아예 팔리질 않는다"
시대가 변하면서 왕골 돗자리는 고궁과 몇몇 백화점에만 납품되고 있습니다.
일반 수요가 거의 없어 90년대 말 한 해 160톤 생산됐던 왕골이 지금은 겨우 1톤밖에 생산되지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 석 / 함평군 스마트농업팀장
- "2008년부터 완초(왕골) 생산비와 인건비 지원을 통해 함평 왕골돗자리가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재배면적 확대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여름나기 필수품으로 사랑을 받았던 함평 왕골 돗자리.
▶ 스탠딩 : 고익수 기자
- "정일범씨 부부가 외롭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모를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KBC 고익수입니다.
#왕골 #부부장인 #돗자리 #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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