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애 시인 제2시집 『유모차를 미는 금자씨』 출간

작성 : 2025-03-07 09:15:30
이웃에 대한 애정과 공존의 노래
2019년『창조문예』신인상 수상 등단
한국예술인복지재단창작지원금 수혜
"삶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따뜻한 시편"

▲ 강미애 시인의 시집『유모차를 미는 금자씨』

전남 해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미애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유모차를 미는 금자씨』(문학들 刊)를 펴냈습니다.

표제작인 유모차를 미는 금자씨를 비롯해 한 폭의 그림처럼 오롯이 들여놓은 사람들의 풍경이 60편의 시에 담겼습니다.

강미애 시인의 시 속에는 이웃에 대한 애정이 무채색인 듯하면서도 각각의 개성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이러한 시인의 애정에는 타인과의 공감에서 비롯되는 따뜻한 이타적인 마음도 깃들어 있습니다.
◇ 터전에서 만나는 삶의 단면들 이미지화
강 시인은 삶과 시를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습니다.

터전에서 만나는 사물과 사람 그리고 삶의 단면들을 함께 들여다보고 공감하고자 합니다.

시인의 경험에서 오는 구체성이 시적 사유의 자장을 넓혀 이미지를 명징하게 하기 때문에 시집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풍경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듯 낯설게 다가옵니다.

백 년은 족히 넘게
마을 입구를 지키며 살아온
팽나무 두 그루
굵은 밑동과 구불구불 휘어진 가지들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렸다

물오른 가지마다 초록의 잎들
앞다투어 펴지고
풍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 씨 할아버지, 여전히 읍내 나간 마나님 기다리며
그늘 밑을 서성댈 것이고
노화댁 아주머니, 유모차 밀고 밭에 가는 길
허리 펴고 잠시 쉬다 가겠지

올여름에도
수박을 쪼개 나누고, 옥수수와 감자
모깃불 피우며 늦은 밤까지 수런대겠지

사람들 오다가다 발길을 멈추고
나무 밑에 앉아 지난밤의 안부도 묻고
망쳐버린 농사 이야기도 나누는 곳

오월
팽나무, 넓게 그늘을 늘이고 있다

- '팽나무 그늘'

이 시는 '오월'이 보여주는 푸른 생명력을 통해 사람의 관계와 공동체의 연대감을 보여줍니다.

팽나무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백 년'이라는 마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상징물입니다.

"굵은 밑동과 구불구불 휘어진 가지들"이 그 세월의 흔적을 잘 드러냅니다.

"물오른 가지마다 초록의 잎들/앞다투어 펴지고/풍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기 시작"하면, 이 그늘 아래로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읍내 나간 마나님 기다리"는 "김 씨 할아버지"도 있고, "유모차 밀고 밭에 가는" "노화댁 아주머니"도 있습니다.

여름밤이면 그늘 밑에 모여 모깃불도 피우고 수박과 옥수수, 감자를 나누어 먹으며 수런거릴 것입니다.

"사람들 오다가다 발길을 멈추고/나무 밑에 앉아 지난밤의 안부도 묻고/망쳐버린 농사 이야기도 나누는 곳"이 바로 팽나무 그늘 밑입니다.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은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며 공동체 문화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 삶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애정
백애송 시인(문학평론가)은 시 해설에서 "강미애 시인은 내면적 성찰을 통해 불완전한 존재에 넌지시 위로를 건네고 희망을 주고자 한다. 삶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함께하고자 하는 공존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 강미애 시인의 시"라고고 평했습니다.

한편, 강 시인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19년 월간 『창조문예』 신인상 수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으로 『한 잎 한 잎 켜켜이 감추었던』이 있으며, 2024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창작지원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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