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량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지역은 범 국가적인 방재활동으로
겉보기엔 상당히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생태계와 일상 생활까지 바꿔버린 기름 유출 오염 실태를 김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인 해안가에서 주민들이 방재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19년 전 호남사파이어호 기름 유출 사고 당시 마을 앞 해안이 황폐화되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고향을 떠나지 않았던 주민들은 또다시 닥친 재앙에 망연자실입니다.
인터뷰-오영심 / 여수시 신덕동
"그 때 기름이 유출돼가지고 20년 됐는데 지금까지도 악몽이 남아있고, 해초나 조개에도 전부 피해가 다 남았어요."
이제는 언제쯤 복구될 수 있을 지 가늠조차 하기 힘듭니다.
인터뷰-강홍순 /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저희가 시프린스호 사고 이후로 지역 해안을 꾸준히 모니터링 한 결과에 따르면 어류나 해초류, 조개류 등에 PAHS 등 환경독성물질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장면 전환 >>>>
지난 2007년 대량 원유 유출 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태안반도.
홍콩 소속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크레인 선박이 충돌하면서 원유 등 만9백 톤이 바다로 유입돼 해안 375km를 오염시켰습니다.//
당시 현장을 찾은 외국 전문가들은 인근 생태계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최대 100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태안의 기적이라고 불리며 자원봉사자 등 130만여 명이 방재작업에 나섰고 7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오염의 흔적은 여전합니다.
스탠드업-김재현
"2007년 사고 때 가장 피해가 컸던 곳 중 하나인 소근만진 갯벌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온전해 보이지만 한국해양기술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이 곳에서 기름띠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태안 지역 해양환경 조사 결과, 갯벌과 만 등 해안선 곳곳에서는 여전히 기름띠가 관찰되고 있고 모래옆새우와 칠게 등 저서 생물들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리포해수욕장과 소근만 갯벌 등 관광명소로 꼽혔던 곳들도 사고 이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뒤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임성일 / 식당 운영
"기름 사고 전에는 여기 바닷가가 사람 안 부딪히고는 못 지나갈 정도로 많아. 만리포에 20곳 정도 운영되던 횟집들 지금은 10개 정도 밖에 운영 안해"
대규모 치어 방류 등 해양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곳 어민들의 주 수입원이던 토착어종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국현민 / 태안군 소원면
"어획고 감소, 관광객 감소 확연히 드러나.. 토착어종인 우럭, 놀래미, 진놀래미 어획고 엄청나게 감소"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은 진행되는 시간이 길어 회복시기를 가늠하기 조차 힘듭니다.
인터뷰-김도희 / 목포해양대 교수
"기름이 바다에 오염되면 계속해서 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바다의 상태나 기름의 종류에 따라 달라.. 단시간내 자연적인 회복 극히 어려워.."
$ 사고 발생 7년, 해안가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는 흔적들은 해양오염 대가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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