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R)추억의 헌책방,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

작성 : 2014-03-07 20:50:50

과거 어렵던 시절 동네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로 흔했던 헌책방은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었을 뿐 아니라 문화와 감성이 살아 숨쉬는 지식 사랑방같은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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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들이 점차 헌책을 외면하면서 헌책방도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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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는 중고책을 사고파는 대형 서점까지 들어서면서 동네 헌책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습니다.



DVE

위기의 헌책방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낡고 빛바랜 책들이 잔뜩 쌓여있는 헌책방 특유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금세 추억에 빠져들게 하는 헌책방.



책방에 발길을 들여놓는 한 할아버지에게 이곳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벌써 일흔 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이따금씩 헌책방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임선규/ 광주 동구 동계천로

"50년 전에 처음 산 영어사전을 여기 와서 팔아먹었다니까..."



4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방 주인에게도 이곳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서너 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해줬고 넉넉지 않은 수입으로 자식들까지 키워내게 한 터전이었습니다



인터뷰-김일수/ 헌책방 주인

"아들들 공부 시켜서 나가고 싶은 길로 가라고 하기 위해 이걸 했잖아요"



(전환)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헌책방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광주의 대표적인 헌책방 거리인 계림동

광주고등학교 앞.



한 때 50여 곳이 넘을 정도로 헌책방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십여 곳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돈벌이가 안 돼 인건비는 물론 가게세

내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스탠드업-정경원

"헌책방마다 책을 사러 오는 사람은 하루 평균 한 두 명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한 권도 팔지 못하고 문을 닫는 날도 심심챦게 있습니다"



반나절만 앉아 있다 문을 닫는 날도 부지기수입니다.



인터뷰-김정섭/ 헌책방 주인

"지금 문 닫으려고 하는데, 안 팔리니까. 지금 개시도 안 했어"



헌책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고 그나마 남은 수요도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중고 서점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교육과정까지 자주 바뀌면서 그나마 수입을 뒷받침하던 참고서도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킬로그램당 8,90원에

헌 참고서를 고물상에 넘기는 형편입니다.



인터뷰-정기남/ 헌책방 주인

"자식들은 하지 말라고 그래요. 운동 겸해서 (운영)하는 거지, 돈 벌려는 건 아니예요"



지식 사랑방 역할을 하던 헌책방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던

지식 토론의 장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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