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프로필
마리오 산체스(mario sanchez), 1994년 10월 31일 베네수엘라 출생.
185cm 75kg의 피지컬의 소유자로 우완투수입니다.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6개의 구종(직구, 투심, 슬라이더,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는 선수.
지난 9일 KBO 첫 등판에서 6.1이닝 10K 1실점이라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단숨에 테스형에 이어 ‘체스형’이라는 별명까지 얻어버린 산체스.
최고 구속은 140km/h 중반으로, 구속으로 찍어 누르기보다는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유형의 투수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걸 보면 굉장히 영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② 프로생활
산체스는 2012년 17살의 이른 나이로 워싱턴내셔널스와 계약을 맺고 프로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빅리그에는 단 한 번도 서진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10시즌 210경기 44승 33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데뷔 후 주로 풀펜요원으로 뛰었는데 2019년부터는 선발로 출전하는 일이 잦아졌으며 트리플A에서 3시즌을 보냈죠.
34경기(16선발) 113.1이닝동안 5.3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더블A 시절과는 확실히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더블A 3시즌 64경기(44선발) 276.1이닝 18승 15패 평균자책점 3.29)
미국생활을 접고 2023년 대만리그에 입성한 뒤 전반기 10경기에 출전해 8승 1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하며 리그 폭격기로 활약하던 중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됩니다.
③ 크보입성
메디나의 성적이 신통치 않자 대체 외인을 물색하던 KIA는 산체스를 대체용병으로 낙점, 연봉 28만 달러(약 3.6억 원)에 영입했습니다.
첫 경기부터 아주 쇼킹한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산체스의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특이한 셋포지션입니다.
산체스는 1루에 주자가 있을 경우, 오른쪽 무릎을 구부림과 동시에 주자를 바라보며 셋포지션 가져가는데 이게 상대방 입장에서는 견제 모션처럼 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안타 치고 나갔던 발 빠른 주자 KT 김상수도 산체스의 셋포지션에 움찔움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마음껏 도루를 하기 어려웠던 부분이었죠.
게다가 타석에 있던 황재균도 타이밍을 여러 차례 뺏기면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뭐 이런 투수가 있냐’는 표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보는 유형의 투수이기에 해설위원도, 시청자도, 네티즌도 다 신기해했을 정도였죠.
중간에 이강철 감독이 어필을 했지만 당시 심판진들은 부정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산체스가 이 동작을 한국에 와서 처음 한 건 아닙니다.
21년 마이너리그 시절 영상을 보면 그냥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 정도지만 23년 대만리그 영상을 보면 지금과 같은 셋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대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이런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팀 동료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죠.
다만, 후반기 등판을 앞두고 심판위원회에서 산체스의 투구동작에 대해 정확한 유권해석을 내놓았는데 '투구판에 오른발을 대고 몸을 숙인 상태에서 포수 사인을 본 뒤, 머리를 돌려 1루 주자를 봐야한다'라는 해석이었습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산체스의 셋포지션은 보크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이죠.
KBO팬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과 충격을 줬던 이 동작은 더이상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째, 이중키킹입니다.
산체스는 경기 중 이중키킹을 하며 변칙투구를 선보였는데 전설적인 변칙투구의 주인공 양키스의 네스토르 코르테스 급은 아니더라도 타자입장에서 충분히 신경 쓰일 상황.
다만, 앞서 언급한 셋포지션과는 다르게 이중키킹은 모든 투구마다 해야 인정된다며 심판진의 주의를 받았던 부분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보크를 받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죠.
셋째, 1루 쪽 투구판의 가장 끝을 밟고 투구를 합니다.
이는 우타자 바깥쪽을 노리고 던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우타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멀어 보이는 공이기 때문에 애를 많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10개의 삼진 중에 9개는 우타자를 상대로 잡아낸 것이기 때문에 효과는 있었던 부분이죠.
④ 멘탈
단, 한 경기로 산체스의 멘탈을 판단할 수 없지만, 낯선 리그에서 첫 등판을 했고, 상대팀 감독이 자신의 투구폼에 대해 2번이나 어필했으며, 심판의 주의까지 받은 상황에서 투수라면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본인을 더 각성하게(Fired me) 만들었다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체스형, 보통 멘탈은 아닌 듯합니다.
⑤마무리
광주 와서 경기장 한번 둘러보고 첫 식사로 중국집 볶음밥을 먹은 산체스.
청와대라는 곳에서 시킨 것인데 같은 팀 투수 이준영이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죠.
입맛에도 잘 맞는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음식도 그렇고, 실력도 그렇고 크보생활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달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친 오늘, 더 이상 페이크 모션을 하기 어려워진 산체스의 등판일입니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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