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인한 전남지역 인삼 재배 농가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인삼을 싸게 사들이려는 인삼공사의 기회주의적인 태도에 농민들이 또한번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계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인삼을 태우는 시뻘건 불길과 함께 농민들의 분노도 함께 타오릅니다.
태풍 피해 보상금 때문이 아닙니다.
밭에서 간신히 건져낸 인삼들을 인삼공사가 헐값에 사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싱크-김성태/전남 인삼연합회 총무/"정말 농민을 두 번 죽이는 경우가 됐어요. 다른 4년근, 5년근도 많이 썩고 있는데 그 복구도 못한 상태에서 6년근을 너무 안타깝게 가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영암군의 한 인삼 재배밭입니다.
가림막은 모두 찢겨진 채 방치돼 있고 인삼들은 곳곳에서 나뒹굽니다.
스탠드업-이계혁
가림막이 없다보니 땅 밖으로 나온 인삼들은 모두 말라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땅 속에 있는 인삼들도 이처럼 줄기가 모두 말라버려 상품가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 뿌리라도 더 건져보려고 장비까지 동원해보지만 잦은 비에 햇볕까지 강해 썩어가는 인삼이 속출합니다.
인삼농협이 자체 집계한 광주전남지역 피해 인삼 농가는 모두 4백51곳, 피해규모 605ha에 피해액만 해도 천4백억 원에 이릅니다.
문제는 수매입니다.
1-6년근 가릴 것 없이 인삼밭이 초토화됐지만 인삼공사는 계약 내용이라며 6년근 인삼만 사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6년근의 경우도 긁혔다거나 흙이
묻었다는 등의 이유로 대부분 1등급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등외판정이나 3등급 판정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 보상금은 한 농가당 최대 5천만 원, 인삼은 재해보험 대상도 아닌터라 농민들이 기대할 곳은 재배계약을 맺은 인삼공사 뿐입니다.
하지만 태풍 피해를 입은 농민들을 돕기는 커녕 오히려 싼값에 인삼들을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이재진/인삼 피해 농가
인삼공사측은 태풍과 관계없이 인삼 품질 기준에 맞춰 등급을 판정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싱크-인삼공사 관계자/"기준에 따라서 품질 검사를 하다보니까 저희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거고..."
태풍에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인삼 농가들, 피해 농가를 이용하려는 인삼공사의 얌체짓에 두 번 울고 있습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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