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공영방송사가 12·3 계엄과 내란을 정당화하는 극우 인사들의 왜곡된 주장만 반영한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서도 삭제했습니다.
18일 '재독 한인 민주시민모임'에 따르면, 독일 방송사 피닉스는 "우리 콘텐츠를 전부 또는 일부 포함하는 모든 영상에 대해 독일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유튜브에 전 세계 차단을 요청해 승인받았다"고 모임 측에 전했습니다.
모임 측은 앞서 3,515명의 항의 서명과 함께 다큐멘터리가 포함된 유튜브 영상 목록을 보내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피닉스는 독일 양대 공영방송인 ARD(아에르데)·ZDF(체트데에프)가 함께 운영하는 정책·시사 프로그램 전문 채널입니다.
피닉스는 애초 '한국 속으로-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지난 6일(현지시간)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대신 내보냈습니다.
ARD·ZDF·피닉스는 지난달 25일 이 다큐를 누리집에 공개했다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국내외의 거센 비판을 받자 실수를 인정하고 누리집에서도 삭제했습니다.
이 다큐는 전광훈 목사와 극우 유튜버 등 계엄 옹호 세력의 왜곡된 주장(북한과 중국의 해커가 대한민국 선거를 농단했고, 국회의원 절반이 부정선거로 당선 등)만 편향적으로 반영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히 계엄령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한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명령 증언들이나 정치·언론 활동 금지 등을 다루지 않아, 계엄을 정당화하는 잘못된 인상을 줬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5·18기념재단도 이 다큐가 위헌·위법적인 계엄령 선포를 미화해 독일인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며 독일 교민사회와 함께 대응했습니다.
피닉스는 "다큐멘터리가 한국 정치 상황의 복잡함과 방송사의 저널리즘적 요구에 적합하지 않았다"며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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